[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마이웨이'에서 이광기가 하늘로 먼저 떠난 아들을 그리워하며 오열,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18일 오후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에서는 1985년 데뷔한 배우 이광기의 인생 이야기가 공개됐다.

이날 '마이웨이'에서 이광기는 2009년 7살 어린 나이에 신종 플루로 세상을 떠난 아들 석규 군을 언급하며 "그 때 아내와 저 모두 죄짓는 느낌이었다.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우리 아이를 보냈다"고 고백했다.

이광기는 "사고를 당한 것도 아니고, 전날까지 너무나도 멀쩡하던 아이가 시름시름해서 병원 갔더니 신종 플루라고 하더라. '치료하면 낫겠지' 했는데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응급실에 들어가고, 내가 보는 앞에서 심폐소생술을 하고, 내가 보는 앞에서 떠났다"며 말을 쉽게 잇지 못했다.

이내 어렵게 입을 뗀 이광기는 "그 때는 나도 모르게 주저앉게 되더라. 병원에서 한없이 울었다. 우리 아이 이름만 한없이 불렀다"며 눈물을 흘렸다.


   
▲ 사진=TV조선 '마이웨이' 방송 캡처


아들을 잃은 허망함과 슬픔에 극단적인 선택까지 할 뻔했던 이광기. 그는 "너무 답답해서 베란다까지 올라갔다가 비상계단의 창문을 여는데, 11월의 찬바람이 나의 화기, 열기, 분노를 식혀주더라. 단순히 그게 너무 좋아 내 몸이 자꾸 앞으로 내려갔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까치발을 하고 있었고,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데도 두렵지 않았다"고 처절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러면서도 눈물이 흐르더라. 그 때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 한 번 더 봐야지' 하고 하늘을 보는데, 하늘에 별이 너무 예쁘게 반짝이더라. 너무 예쁜 별들이 반짝이니까 별과 대화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렇게 미어지는 가슴으로 아이를 떠나보냈지만, 주민등록등본에서 아들의 이름을 지워내는 것도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이광기는 "주민등록등본에서 말소를 못하겠더라. 그래서 가만히 놔뒀더니 집으로 취학통지서가 날아왔다"며 "그걸 받고 아내와 엄청 울었다"고 밝혔다.

그는 "'잡고 있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니구나', '자꾸 생각하게 되고 더 아파지는구나'라는 생각에 결국 동사무소를 갔다. 아내는 못 가겠다고 해서 저 혼자 갔는데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는 게, 이 아이를 떠나보내는 게 너무 힘들었다"며 오열했다.

이광기는 "동사무소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 계속 눈물을 흘리니까 직원분이 절 알아보고 '뭘 도와드릴까요'라고 물어보셨다"며 "주민등록등본 말소를 하기 전에 내가 갖고 있으려고 우리 아이의 이름이 있는 등본을 수십 장 뗐다"고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이후 초등학교 앞만 지나가면 눈물이 쏟아져 길을 빙 돌아갔다는 이광기. 그는 "우리 아이가 항상 '아빠, 내년에 나 학교 가는 거지?' 하고 되게 좋아했다"면서 "그 때 마침 석규의 보험금이 통장에 들어왔는데, 취학통지서를 받은 느낌이 들었다. 그 통장을 안고 또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이 돈을 찾을 수가 없다. 보험금을 쓸 수가 없다. 그래서 기부 단체에 석규 보험금을 전액 기부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마이웨이'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람들의 인생을 진솔하고도 담백하게 전달하는 신개념 인물 다큐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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