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유럽순방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 “북한의 에이전트”라고 표현한 데 대해 여야 정책위의장이 설전을 벌였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어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향해 ‘북한의 에이전트’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괴감이 느껴진다’는 등 막말과 독설을 쏟아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 곁에서 국정을 경험했던 김 위원장이 냉전 전사로 돌변한 데 대해 분노를 넘어 애잔, 안타까움마저 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당은 여전히 냉전의 겨울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폄훼하기에 바쁘고 남북 간 긴장 완화 노력을 트집 잡기에만 여념이 없는 모습”이라며 “막말에 기대 국익을 훼손하고 평화의 강물에 독을 타는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번 깨진 얼음에 다시 올라가는 건 어리석다. 이미 해체되기 시작한 냉전 체제에 미련을 갖는 것 또한 마찬가지”라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자세를 갖출 것을 거듭 촉구한다. 국민과 역사가 인내할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함진규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김 의장은 지난 9월 23일 블룸버그통신이 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이 됐다’고 평가한 기사를 낸 것도 모르고 있었는가”라며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일갈했다.

또한 “이번 유럽순방에서도 대한민국 대통령이 북한을 대신해 외국 정상들에게 대북제재 완화를 설득하려다가 퇴짜를 맞았다는 것은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라며 “ASEM에 참석해 대북제재 완화를 호소하는 연설까지 했지만, 유럽과 아시아 정상들은 CVID는 물론 우리 정부가 침묵해 온 북한 인권문제까지 포함한 의장 성명을 내놨다”고 전했다.

대북제재 공론화가 미국을 불편하게 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청와대가 “미국을 도와준 것”이라고 설명한 것과 관련해서도 ‘자화자찬’ ‘외교 분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술 더 떠서 여당이 외교 분식의 총대를 메고 야당 비대위원장에게 ‘냉전’ 운운해가며 막말을 쏘아내는 것인가”라며 “민주당도 에이전트, 북한의 임무대행자처럼 행동하지 말고 자중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왼쪽)과 함진규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각 당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