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들어 6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하고 있는 코스피가 결국 지난 29일 종가 기준으로 심리전 지지선인 2000선 아래로까지 내려갔다. 

김동연 부총리를 포함한 경제 전문가들이 펀더멘털(기초체력)의 굳건함을 지적하며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투자심리는 악화일로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벤트가 집중된 이번 주가 올해 증시의 분수령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가 연일 연저점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 29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31.10포인트(-1.53%) 내린 1996.05로 마감돼 2000선이 무너졌다. 그간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2000선이 허무하게 무너지면서 최종 저점에 시장의 우려도 점증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일단 오늘인 30일 코스피는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하며 2000선을 회복했다. 그럼에도 시장의 우려는 좀처럼 불식되지 않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0월 한 달간 코스피 지수는 무려 13% 이상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도 약 20% 이상 폭락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210조원 가까이 증발해 버렸고, 전체 시장을 따져보면 한 달동안 주식시장에서 무려 261조원 규모의 시총이 사라졌다. 특히 외국인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물경 4조 5000억원을 빼냈다.

미래를 어둡게 하는 예측은 더 있다. 프랑스계 증권사인 CLSA는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금융위기가 도래한다면 코스피가 1800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아 시장의 우려를 보여줬다.

증권사들의 코스피 밴드 상단전망 역시 많이 내려왔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예상 범위를 1960~2150선으로 제시했고, 케이프투자증권은 1980∼2080 사이를 제시했다. 삼성증권도 11월 코스피 예상 범위를 1950~2120선으로 내다봤다. 단, 전문가들은 당분의 코스피의 강한 반등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도 단기적 과매도 구간인 만큼 기술적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상태다.

이 가운데 이번 주 증시가 올 연말까지의 증시 향방을 판가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시선을 끌고 있다. 실제로 이번 주에는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벤트 발표가 집중돼 있다. 

일단 증시의 바로미터가 되는 국내·해외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한국기업의 10월 소비자물가와 수출입 등 주요 지표도 이번 주에 나온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10월 제조업지수와 고용 동향, 중국의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펀더멘탈 지표도 줄줄이 발표될 예정이다. 여기에 내달 6일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는 올해 증시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11월에는 미국 중간선거와 G20 정상회의에서의 미·중 정상회담이라는 중요한 정치 이벤트가 있을 것"이라며 "이는 증시 변동성을 추가적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한편 국내 경기 펀더멘탈(기초체력)은 비교적 탄탄하다는 게 중론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1월 증시도 10월에 이어 변동성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외환보유고 수준과 경상수지 흑자 등 국내 경제 체력이 아직 탄탄하기 때문에 하락장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했다.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는 기대와 아쉬움이 공존한다. 일단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증시안정화 기금 5000억원 투입’ 방안에 대해서는 외국인 증권자금 추가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막이 될 것이라는 시선이 존재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는 시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증시 폭락은 심리적 요인에서 매우 크게 기인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당국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안심하고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사인이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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