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태양광 '친환경 정책' 밀어붙이며 칠흑 낭떠러지를 향해 전진하는 문 정권
   
▲ 홍지수 칼럼니스트
태양광 에너지는 주된 에너지원으로 쓰기에 제약이 너무나도 많다. 첫째, 위도다. 북위(남위) 42도 이하여야 한다. 위도가 그 이상인 지역은 계절별 일조량이 차이가 크고 1년의 절반은 태양광 에너지 생산에 부적합하다. 예컨대, 미국의 애리조나 주 피닉스나 칠레 산티아고는 적합하지만, 스웨덴의 스톡홀름이나 캐나다의 토론토에는 정신 나간 인간이나 태양광 패널을 깐다.

둘째, 기후다. 적도 가까이 있는 아프리카의 기니 만이나 중국 남부는 위도 상으로는 적합하지만 매우 습해서 툭하면 안개나 구름이 해를 가리므로 세계에서 태양 복사율이 가장 낮다.

셋째, 안정적 공급이 불가능하다. 일조량이 많아도 구름, 안개, 먼지 때문에 태양광 전력 생산능력이 들쭉날쭉하면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하지 못한다. 예컨대, 도시 전체가 구름에 덮였을 때 전력을 계속 공급하려면 차선책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인류 역사상 태양은 밤에 뜬 적이 없으므로 하루의 절반 동안은 전력을 생산할 예비시설이 필요하다.

넷째, 하루 중 최대 공급과 최대 수요가 발생하는 시간이 다르다. 하루 전력수요는 오후 4시~오후 9시 사이에 가장 높지만, 태양광 공급이 절정인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2시 사이다. 따라서 태양광 에너지로 전력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시간에는 탄소연소 전력생산 시설을 가동해야 한다. 탄소연소 전력시설은 가동하거나 가동을 멈추는 데 24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에 태양광 시설을 써도 줄어드는 온실가스 순 배출량은 미미하다.

다섯째, 태양광 패널은 엄청나게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적도에서 먼 지역일수록 공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 패널을 기울이고 패널과 패널 사이에 간격을 두어 비스듬히 내려오는 햇빛을 포착해야한다. 예컨대, 피닉스에서 천연가스 연소 발전소가 전력 150MW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땅의 넓이는 겨우 17에이커다. 그러나 미국에서 태양광 발전 잠재력이 가장 큰 피닉스에서 태양광 시설로 똑같은 양의 전기를 생산하려면 땅이 거의 5000에이커가 필요하다.

현재 지구상에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에 이상적인 지역은 지표면의 10~20퍼센트 정도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인구밀도가 매우 낮은 지역이다. 따라서 친환경 전력을 도시로 전송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대규모 기간 시설과 시설 관리가 필요하므로 전송 비용이 탄소연료 운송에 드는 비용의 세 배다.

   
▲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이며 태양광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하지만 태양광 에너지는 제약이 너무나 많고 자연환경 훼손도 심각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전북 군산시 유수지 수상태양광부지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독일은 이런 미흡한 친환경기술을 서둘러 보급하는 게 얼마나 멍청한 짓인지 보여주는 반면교사다. 독일은 2050년까지 탄소기반 연료에서 완전히 졸업하는 에네르기벤데(Energiewende) 정책의 일환으로 발전용량이 40기가와트에 달하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독일의 전기 수요충족에 충분한 용량이었다. 이론적으로는.

그러나 독일은 지리적으로 고위도에, 하늘이 거의 늘 구름에 뒤덮여 있다. 따라서 그 많은 태양광 패널이 생산하는 전기는 기껏해야 총수요의 6퍼센트다. 독일은 국민이 우려한다는 이유로 원자력 발전시설을 폐쇄하고 지정학적인 이유로 천연가스 발전시설을 줄여왔는데 그러면 석탄을 태우는 방법 밖에 남지 않는다.

현재 석탄과 갈탄이 독일 전기 총수요의 42퍼센트를 생산하는데, 갈탄은 축축한 저질연료로서 그 어떤 연료보다 높은 탄소족적을 남긴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석탄/갈탄 발전소를 가동 또는 중지하려면 오래 걸리므로 어쩌다 해가 반짝 나 태양광 패널이 가동해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계속 탄소연소 발전시설을 가동해야 한다. 그 결과 독일이 태양광 발전으로 줄인 탄소 배출량은 거의 제로다.

태양광 패널로 생산된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하면 되지 않느냐고? 현재 배터리는 리듐이 기반이다. 리듐은 광상에 함유량이 매우 적어서 채취하려면 노천굴을 엄청나게 크게 파고 노동력, 전력, 물이 엄청나게 드는 처리 시설이 있어야 한다. 예컨대, 미국 전기 공급망에 3시간 어치의 전력을 저장할 배터리를 만들려면 세계 리듐 총생산량의 10년 치가 몽땅 필요하다.

에너지 밀도도 문제다. 전기차를 표준 전압 240V로 충전하려면 10시간이 걸린다. 그 멋진 테슬라(Tesla) 초강력 충전기로도 한 시간은 걸린다. 현재 미국에서 교외주택에 설치 가능한 최대용량인 5kW 가정용 태양광 시스템으로 표준 전기자동차를 충전하려면 정오의 태양 밝기로 16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자동차를 충전하는 동안에는 집에서 전기를 다른 용도로 쓰지 못한다. 배터리는 인위적 화학반응이고, 화학반응은 저온일수록 느리게 진행된다. 빙점이하의 온도에서 배터리의 저장용량은 실온에서의 절반에 못 미친다. 그러니 테슬라 자동차는 북부의 추운 겨울에는 평상시의 절반 거리밖에 못 간다.

그러면 전기자동차는 친환경적인 해결책인가? 경량 트럭/소형 SUV/중형 자동차를 제외한 모든 유형의 자동차에서는 대체가능한 전기자동차 모델이 없다. 현재 전기자동차는 대형 자동차를 장시간 동안 밀고 당기고 움직이게 할 동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화물선이 날마다 충전하기 위해 항구에 진입해야 한다면 그 배를 누가 사겠는가.

전기자동차의 전기 공급처도 문제다. 집에 태양광 패널이 있어도 날마다 자동차를 몰고 출퇴근하면 전기자동차의 연료는 태양광이 아니라 표준 전력망에서 공급받아야 한다. 당신이 전기자동차를 선택해도 오염물질 배출시점이 최종소비자인 당신에서 전기공급자로 바뀔 뿐이다. 당신이 전기자동차에 공급받는 전기가 석탄을 연소해 생산한 전기라면 당신의 친환경적인 결정은 오히려 탄소족적을 증가시키는 셈이다. 석탄은 휘발유보다 훨씬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니 말이다. 그러니 당신이 정말 환경보호를 위해 전기자동차를 사야겠다면 당신의 거주지에서 발전용 연료로 뭘 쓰는지 알아봐야 한다.

비싼 비용 들여 간척해놓은 새만금에 시커멓게 태양광 패널이 깔린다는 뉴스, 삼림정책으로 지난 수십 년에 걸쳐 푸르게 변신한 우리 강산을 깎아내고 깐 태양광 패널이 폭우에 쓸려 내려가 벌겋게 맨살이 드러난 모습을 보면서 도대체 이 정권의 무식은 도무지 그 한계를 가늠할 수가 없다. 좌익은 친환경적인 태양광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는 자신들을 진보라고 부른다. 낭떠러지를 향해 나아가도 발을 앞으로 내딛는 셈이니 진보는 진보다. 달 밝은 밤 옥상에서 선탠(suntan)하면서 까무잡잡해지기는커녕 점점 창백해져가는 꼴인 이 정권은 답이 없다. /홍지수 칼럼니스트·<트럼프를 당선시킨 PC의 정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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