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점프 2020]규제, 또 규제…"당국이 가장 큰 리스크"
신기술 개발해도 규제 묶여 지지부진…"네거티브 방식 환영"
이원우 기자
2018-11-08 14:35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일자리에도 변화가 닥쳐올 전망이다. 지난해 말 출범한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경우 2022년까지 128조원, 2030년까지 최대 460조원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강력한 규제로 시장원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본지는 '금융이 희망이다'라는 주제로 금융업권의 규제 완화 목소리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퀀텀점프 코리아 2020] 금융이 희망이다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굳이 애써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도, 당국이 올려놓은 벽에 부딪히면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가 버립니다. 우리나라처럼 금융사를 디테일하게 규제하는 나라도 드물 겁니다.” (국내 A증권사 관계자)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업계가 개발한 체인 아이디 서비스는 출범 1년을 맞은 지금까지 규제 벽에 가로막혀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초대형 투자은행 사업 역시 여러 가지 장벽에 가로막혀 지지부진한 현실이다. 그나마 당국이 최근 네거티브(negative) 규제 도입을 선언한 점에 대해 업계는 기대를 걸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금융투자업계는 세계 최초로 내놓은 블록체인 기반 공동인증 서비스 ‘체인 아이디(CHAIN ID)’ 출범 1주년을 맞았다. 본인인증 시 여타 인증기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인증이 가능해져 인증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서비스다. 금융소비자 역시 별도의 등록절차 없이 발급받은 인증서를 통해 모든 참여회사와 거래할 수 있다. 인증서 갱신 기간도 1년에서 3년으로 크게 늘렸다.


체인 아이디는 출시 당시만 해도 상당한 기대와 화제를 동시에 모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활성화는커녕 체인 아이디라는 이름마저 생소한 현실이다. 개인정보 파기, 제3자 정보제공 동의 등 개인정보보호와 관련된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규제가 완화되길 기대하고 있지만 1년째 상황은 그대로다. 이로 인해 1년 전 체인 아이디 출범 과정에는 25개 증권사가 참여했음에도, 현재 투자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9개 밖에 되지 않는다.


금융투자협회에서는 수차례 간담회를 열어 정부에 ‘블록체인과 관련한 규제 사항을 적극 개선해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 등의 이슈가 워낙 민감한 사항이라 좀처럼 돌파구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한국형 골드만삭스’를 목표로 야심차게 돛을 올린 초대형 투자은행(IB)도 사실상 답보 상태다. 금융당국은 증권사들의 레버리지 비율을 최대 1100%로 제재하고 있어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IB 확대 등에 나서기 힘든 형국이다. 


이에 작년 말 기준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의 레버리지 비율은 평균 719.6%에 그쳤다. 하나금융투자가 905%로 가장 높고 NH투자증권(873%), 미래에셋대우(786%), 대신증권(760%), 삼성증권(752%), 신한금융투자(751%) 등 순서가 이어졌다. 나아가 단기금융업 인가 역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2개사에만 허용되고 있어 초대형IB 인가를 받은 나머지 3개사의 영업 활동 역시 규제에 묶인 상황이다.


그나마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자본시장 혁신과제’를 발표해 그간 업계가 요구해 온 네거티브(negative) 규제 도입을 선언했다. 미리 정한 금지행위 외 나머지를 자유롭게 허용하는 방식으로 기업 활동의 폭을 넓힌다는 의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증권사가 자본조달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사전적이고 절차적인 규제 때문”이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발표에 대해 업계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이번 자본시장 혁신과제가 자본시장의 새로운 도약과 혁신기업의 성장은 물론 투자의 시대를 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업계 다른 관계자 역시 “사업규제를 네거티브방식으로 전환한 것은 매우 상징적이면서도 중요한 사건”이라고 정의하면서 “더 이상 정부당국이 금융사들의 리스크로 작용해선 안 되며, 아울러 금융사들은 늘어난 자율성만큼 무거운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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