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해외 진출 공략을 펼치기 위해 '글로벌 네트워킹 다지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태국이 새로운 '황금 인맥'으로 떠올랐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사실상 국내 금융사의 현지 진출이 불가능했던 태국은 오는 2020년 신규로 해외 금융사에 대한 인·허가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금융당국의 움직임이 바빠진 상태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다음주에 태국 중앙은행 관계자들과 만난다. 현지 경제 상황과 인가 상황 등을 설명 듣기 위해 최근 태국 중앙은행 감독정책국장과 인·허가 담당 부국장 등을 초청한 상태다.
국내 금융사들이 태국 시장에 진출한 사례는 IMF 사태(1997년 한국의 구제금융 신청은 같은해 태국의 모라토리엄으로 초래됨)이후 전무해 이번 자리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IMF 당시 국내 금융사들은 태국 정부의 잔류 요청에도 불구하고 철수를 진행해 그 뒤부턴 신규 인·허가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태국 정부가 외국계 은행을 새로 받아들이겠다는 인가 방침을 세웠고, 그 시기가 2020년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권의 촉각이 쏠리고 있다.
이번 만남에 따라 오는 26일 예정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10개국의 주한 대사와의 만찬도 수월해지게 됐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이날 아세안 10개국의 주한 대사와 만찬을 갖질 예정인데, 이 자리에는 태국 대사도 참석한다.
이 자리는 외교적인 행사라 구체적인 실무 이야기는 오가지 않지만, 사전에 중앙은행이 국내를 방문한 만큼 스킨십 차원에서 보다 편안한 분위기가 연출될 거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또 은행권 중에는 인도네시아 등에 개소식을 가질 예정인 곳도 있어 현장 진출과 관련된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상호간 협력 강화 방안 등을 약속할 것으로 보인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의 경우 최근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 설립을 위한 마지막 작업 중이라 현지 대사 등과 친밀한 접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김 행장은 지난 11일 현지 금융감독청(OJK)의 대주주 적격성심사 면접을 받기 위해 출장길에 오르기도 했다.
이 외에도 국내 접전지라 할 수 있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대사를 포함해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브루나이,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의 주한 대사도 대거 참석한다.
국내에서는 최종구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김도진 기업은행장 등 시중은행장들이 총 출동한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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