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 총리공관서 은행장들과 오찬하며 소통
업계 대화 주제에 촉각…어떤 이야기 나누나
큰 화젯거리 없이 형식 만남 그칠 가능성도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금리 인상 필요성 발언'으로 금융권을 바짝 긴장케 했던 이낙연 총리가 은행장들과 만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12시 서울시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시중·국책은행장 15명과 오찬 간담회를 한다.

현장에는 김태영 전국은행연합회장을 포함해 허인 KB국민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이동빈 Sh수협은행장, 박명흠 대구은행장 직무대행, 빈대인 부산은행장, 서현주 제주은행장, 송종욱 광주은행장, 임용택 전북은행장, 황윤철 경남은행장과 심성훈 K뱅크 은행장, 이용우 카카오뱅크 대표 등이 참석한다.

이 총리가 은행장들과 만나는 자리는 이번이 처음이라 오찬 화제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높다. 기존까지 국내 금융 현안에 대해 여러 시각을 내비쳤던 그로선 이날 은행장들의 애로사항에 대해 다양한 이야깃주머니를 풀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현재 금융권은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가계대출을 바짝 조이는 대신 '포용적 금융', '생산적 금융', '청년 고용 창출' 등에 나서고 있다. 국무총리에 관련 성과를 공유하고 정부의 입장을 전달받을만한 화젯거리는 충분한 상태다.

반면 업계의 예상과 달리 형식적인 대화로 자리를 마무리할 가능성도 있다. '연내 금리 인상 필요성 발언'으로 국내 증시를 출렁이게 한 그로선 은행장과 만나는 자리인 만큼 말 한마디에 신중을 기할 수 있다.

앞서 이 총리는 지난 9월 13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기준금리 인상) 심각하게 생각할 때가 충분히 됐다는 데 동의한다"고 답변해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그는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자금 유출이나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문제, 가계부채 부담 증가도 생길 수 있고 (구조조정 지연 등) 현재와 같은 문제가 계속될 것이라 양쪽의 고민이 있다"고 발언해 당일 채권 시장에서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하기도 했다.

총리실 측도 이날 자리에 대해 "금융권의 여러 현안에 대해 말씀을 듣고자 만든 자리일 뿐, 무엇을 주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한 상태다.

   
▲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10월 10일 경기 평택 쌍용자동차를 방문해 차량 시승식을 가진 모습/사진=국무총리실 제공


다만 정부는 최근 자동차 부품 업계의 위기상황을 놓고 금융권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발언을 지속해 관련 문제를 언급할 수도 있다는 시각이 있다.

그동안 이 총리는 전국을 오가며 경재계 대표들과 만나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조선, 석유산업의 위기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업계의 애로사항 등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 만큼 관련 발언을 이어갈 수 있다는 예상이다.

이 총리는 지난 2일 울산상공회의소를 방문해 "정부는 이달 중 자동차부품·조선 산업 활력 제고 방안 발표를 목표로 대책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는데 금융당국 또한 자동차 부품 업체에 대해 금융권의 도움을 촉구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3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한 자동차부품 업체를 방문해 “주력 산업의 구조 혁신을 위해서는 우선 민간 주도의 경쟁력 강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금융 당국과 정책 금융기관도 자동차 부품 업체에 대한 1조원 규모 보증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관계 부처와 산업 구조 고도화를 위한 대책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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