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박항서 매직'이 다시 한 번 베트남 전역을 붉게 물들였다. 베트남이 말레이시아를 꺾고 스즈키컵 2연승을 달리자 베트남 국민들의 응원 열기가 불타올랐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16일 밤(이하 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2018' 조별리그 A조 2차전 말레이시아와 홈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지난 8일 1차전에서 라오스를 3-0으로 격파한 데 이어 '난적' 말레이시아마저 꺾은 베트남은 2연승을 내달리며 10년 만의 우승을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베트남은 전반 11분 응우옌 아인득의 슈팅이 빗맞아 응우옌 꽁프엉 쪽으로 갔고, 응우옌 꽁프엉이 밀어넣어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 15분에는 판반둑의 패스를 받은 응우옌 아인득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 슈팅을 날려 추가골을 터트렸다.

베트남은 이날 라오스를 3-1로 꺾은 미얀마와 승점 6점, 골득실 +5로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뒤져(미얀마 7골, 베트남 5골) 조 2위에 랭크됐다. 베트남과 미얀마는 오는 20일 맞붙는데 여기서 베트남이 이기면 조1위 준결승 진출이 유력해진다.

   
▲ 사진=스즈키컵 공식 홈페이지, vnexpress 홈페이지 캡처


베트남이 조 1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됐던 말레이시아를 2-0으로 완파하자 축구팬들은 거리로 쏟아져나와 붉은 깃발을 흔들고, 폭죽을 터뜨리고, 노래하고 환호하며 승리를 함께 즐겼다.

낯선 광경이 아니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몇 번째 베트남 국민들이 '박항서 매직'에 빠졌는지 모른다.

박항서 감독은 올해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을 사상 최초로 준우승까지 이끌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4강 신화를 썼다.

그 때마다 베트남은 축제 분위기에 빠졌으며 연이어 기적을 일궈낸 박항서 감독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박항서 감독은 '쌀딩크'로 불리며 베트남의 국민 영웅이 됐다.

이번 스즈키컵(동남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 대해 베트남 국민들의 우승 염원이 크다. 격년제로 2년마다 열리는 동남아시아 최대 축구대회인 스즈키컵에서 베트남은 2008년 우승 이후 10년만에 정상을 노린다. 박항서 감독의 역량을 믿기에 더욱 기대가 큰 상황이며, 박 감독 역시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때문에 베트남이 조별리그에서 가장 까다로운 상대로 꼽혔던 말레이시아전을 승리로 장식하자 응원 열기가 다시 뜨겁게 달아오른 것은 당연했다. 거리 축제에서는 박항서 감독의 사진만 등장해도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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