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한국판 엘리엇’으로 불리는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 주식 532만2666주(9.00%)를 경영참여 목적으로 장내매수했다고 지난 15일 밝히면서 업계 파장이 일고 있다. 외국계 헤지펀드도 최근 한진칼 매수에 나서면서 한진그룹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줄 것인지 업계 화제가 집중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그레이스홀딩스가 지난 14일 한진칼 주식 장내매수를 통해 9%지분을 보유하게 됐다고 15일 공시했다. 그레이스홀딩스는 조양호 회장(보통주 기준 지분율 17.84%)에 이어 2대 주주에 등극했다. 한진칼은 오너 지분율은 28.95% 수준이다.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


그레이스홀딩스는 사모펀드 운용사 KCGI가 만든 KCGI제1호 사모투자 합자회사가 최대주주인 투자목적 회사로 설립됐다. KCGI는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거나 승계에 어려움을 겪는 중견·중소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한다.

이번 KCGI의 한진칼 지분 인수로 행동주의 펀드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은 지난 16일 한진칼에 대해 “그레이스홀딩스가 지분을 대거 보유함에 따라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장악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2만 9000원을 유지했다. 

그레이스홀딩스의 주식보유 목적은 사실상 경영참여 목적이 확실시 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사회 멤버 7인 중 3인의 이사와 감사의 임기만료일이 내년 3월 17일로 예정돼 있어 그레이스홀딩스가 내년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장악을 위한 이사진 교체를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양호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3분기말 기준 28.95%(보통주)로 그레이스홀딩스에 비해 19.95% 많다. 이어 국민연금(8.35%), 한국투자신탁운용(3.81%), Credit Suisse Group AG(5.03%) 등 3개 기관의 보유지분율의 합은 15.71% 수준이다. 3개 기관이 그레이스홀딩스에 의결권 위임할 경우를 가정하면 지분율 격차는 4.24%로 줄어든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총 표 대결로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을지는 우호 지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지만 한진그룹이 국민적 공분을 샀던 점을 감안하면 많은 소액주주들이 그레이스홀딩스에 의결권을 위임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사회 장악 이후에는 한진칼의 적자 사업부 정리를 위한 호텔 및 부동산 매각, 계열사 경영참여를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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