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2조2500억대 대규모 투자 유치...롯데·신세계도 각각 3조와 1조 투자, '승자독식 시대' 본격화
   
▲ 김범석 쿠팡 대표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겸 CEO가 20억 달러 투자 결정 이후 도쿄에 위치한 소프트뱅크 그룹 본사에서 기념 촬영을 진행했다./사진=쿠팡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 대규모 투자금이 몰리면서 '쩐의 전쟁'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머커스 시장에도 '승자독식(Winner takes all) 시대'가 본격화됐다는 뜻이다. 쿠팡이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한 데 이어 전통 오프라인 유통 기업인 롯데와 신세계도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향후 이 시장은 롯데-신세계-쿠팡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20억 달러(2조2500억원대)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이커머스 기업 중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유치이다.

쿠팡은 2015년 6월에도 소프트뱅크 그룹으로 부터 10억 달러(1조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쿠팡은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고객을 위한 기술 혁신을 계속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쿠팡은 그동안 고객의 삶을 획기적으로 편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 혁신을 위해 쉬지 않고 달려왔다"며 "우리는 소프트뱅크와의 파트너십에 힘입어 데이터와 물류, 페이먼트 플랫폼을 혁신할 것이며, 고객이 점점 더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생각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3485억원을 매출을 기록했던 쿠팡은 지난해 2조681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는 5조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4년 사이 매출이 14배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물류센터와 로켓배송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적자 규모 역시 커졌다. 대규모 적자로 인해 쿠팡의 매각설 역시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소프트뱅크가 쿠팡에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 이상 쿠팡의 매각설은 잠잠해질 전망이다. 

업계 독보적 1위로 부상한 쿠팡은 지속적인 물류센터 투자와 로켓프레시, 쿠팡이츠 등 신규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삶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쿠팡에서 해결하도록 하는 것'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반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신설 법인 신주 인수 계약 체결 발표식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가운데)과 이철주 어피니티 부회장(왼쪽), 윤관 BRV 대표(오른쪽)이 기념촬영에 임하고 있다./사진=신세계그룹

 전통의 오프라인 강자인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롯데와 신세계는 이커머스 부문에 각각 3조원과 1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지난 5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롯데 e커머스 사업본부 전략 및 비전 소개'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5년간 3조원을 투자해 2020년 연간 매출 20조원과 업계 1위를 굳히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세계그룹도 지난달 해외 투자운용사 '어피니티(Affinity)', '비알브이(BRV)' 등 2곳과 온라인 사업을 위한 투자 유치를 확정했다. 신세계그룹은 2023년 매출 10조원에 달하는 국내 온라인 1위 기업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신설 법인의 물류 및 배송 인프라와 상품경쟁력, IT기술 향상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시장 상황 등을 면밀히 살펴 고속 성장을 위해 필요할 경우 인수합병(M&A)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SK그룹도 SK플래닛 산하에 있던 11번가를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키고 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승자독식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적자에도 불구하고 업체 간 불꽃 튀는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층은 한정되어 있는데, 이를 유치하기 위해서 경쟁은 치열한 상황"이라며 "승자독식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기업 간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누가 더 탄탄한 자본력을 갖추고 있느냐에 따라 판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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