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이 50m 단독 돌파로 터뜨린 환상적인 골에 전 세계가 놀랐다. 오랜만에 터뜨린 '한 골'일 뿐이지만 월드 클래스를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손흥민이 25일(한국시간) 첼시와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경기에서 넣은 골이 만 하루가 지났지만 잉글랜드와 국내 축구팬들은 물론 한국 축구와 이런저런 관련이 있는 나라에서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그만큼 강렬한 한 방이었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2-0으로 첼시에 앞서 있던 후반,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을 잡아 단독으로 드리블 돌파해 들어간 후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쐐기골을 뽑아냈다. 이 경기에서 토트넘은 3-1로 첼시를 꺾었다.

   
▲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SNS


보기 드문 '원더골'이었다. 손흥민은 공격수가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한 골에 농축시켜 보여줬다. 

우선 스피드가 압도적이었다. 첼시의 수비형 미드필더 조르지뉴가 따라붙었지만 스피드로 완벽하게 따돌렸다. 개인기도 발군이었다. 우측 돌파에 이어 중앙으로 파고들 때 브라질 대표팀 수비수로도 활약하는 다비드 루이스가 막아서자 속임 동작으로 가볍게 제쳤다. 슈팅력은 화룡점정이었다. 상대 수비나 골키퍼가 미처 예측하지 못한 순간 한박자 빠른 슈팅을 했고, 반대편 골문을 노린 정확성까지 돋보였다. 왼발로 슛을 했는데, 양발을 모두 잘 쓰는 손흥민의 장점이 극대화돼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

토트넘 홈팬들의 열광은 당연한 것이었고 영국 현지 언론들도 "손흥민의 인생 골이다. 올해의 골 후보에 올려도 될 정도"라는 찬사를 쏟아냈다.

평소에도 손흥민에 높은 관심을 보여온 일본과 중국은 부러움과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일본 축구팬들은 "아시아에 저런 선수가 있다니", "엄청난 스피드를 보여줬다", "첼시가 농락 당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내년 1월 아시안컵에서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중국은 손흥민의 존재감에 두려움까지 나타냈다. 시나스포츠가 "우리는 내년 아시안컵에서 손흥민을 상대해야 한다. 어쩌면 끔찍할 수도 있다"고 표현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아시안컵에서 한국과 함께 우승 후보로 꼽히는 호주 역시 비슷한 반응이었다.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빠진 가운데 호주는 지난 17일 한국과 평가전을 치러 1-1 무승부를 기록한 바 있다. 호주의 데일리텔레그라프는 "토트넘의 손흥민이 첼시를 상대로 빛났다. 아시안컵에서 호주와 만났을 때 손흥민이 비슷한 장면을 만들지 않길 바란다"며 미리부터 손흥민을 경계했다.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의 이번 골을 '올해의 골'로 강력 추천하고 있으며, 영국 BBC는 이번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결과를 토대로 '이 주의 베스트 11'을 선정하면서 공격수 부문에 손흥민의 이름을 빠트리지 않았다.

기다려왔던 손흥민의 이번 시즌 리그 1호 골이 이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숱한 화제를 낳고 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