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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병준, 한일관계를 이렇게 몰라?
"박근혜 정부가 위안부 해결 서둘렀다" 엉뚱한 비판
"아베도 사과 안했다"도 큰 착각…이대론 희망 없어
편집국 기자
2018-11-27 09:49

   
조우석 언론인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던가? 옛 속담 그대로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주 문재인 정부가 화해치유재단을 해체한 것은 성급한 조치라고 비판하면서도 "위안부 문제를 합의하는 과정에서 이전 박근혜 정부가 다소 서둘렀던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교묘한 것은 그게 양비론이란 점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 비판하는 척하고, 동시에 박근혜 정부도 때리지만 한일관계의 핵심을 모르니 헛발질을 거듭한다. 문재인 정부의 대일 외교 폭주를 견제해야 할 제1야당에서 지금 무얼 하고 있는 것일까? 김병준의 발언을 더 들어보라. 놀랍게도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고 마구잡이 발언을 한다는 게 한 눈에 들어온다.


"한국 국민은 총리 사과를 원했지만 외무장관이 사과했고, 화해치유재단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할머니들과의 대화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 "(문재인 정부가) 바로 재단을 해체한 것은 성급한 조치다. 일본 총리의 사과를 받아낼 수 없었는지, 보상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할 방안은 없었는지 좀 더 이야기해보고 조치를 취하는 게 더 좋았을 것이다."


"사죄 않는 일본"도 우리 고정관념


차제에 사실관계를 따져볼 일인데, 김병준의 주장과 달리 아베 총리가 사과발언을 한 게 맞다. 3년 전 한일 위안부 합의 전후 아베 총리는 이렇게 발언했다. "위안부 문제는 당시 군의 간여 하에 다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로서 이런 관점에서 일본정부는 책임을 통감한다."


그건 "사죄하지 않는 일본"이란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었는데, 사죄 발언의 주체가 바로 그 자신이라는 것도 명백히 했다. "아베는 일본국 내각총리대신으로서 다시 한 번 위안부로서 많은 고통을 겪고 심신에 걸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마음으로부터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한다." 그렇다면 김병준의 발언은 명백한 사실관계 왜곡이다.


즉 "한국 국민은 총리 사과를 원했지만 외무장관이 사과했다"고 주장한 건 명백한 착오 내지 의도적 실수다. 외무장관의 대독(代讀)이라고 해서 사죄의 주체가 바뀌는 법은 없지 않던가? 우리가 이렇게 유치하게 나온다면 일본의 눈에 한국이 어떻게 비칠까?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일관계 발언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자유한국당 제공


일본이 어떻게 해도 징징대며 새로운 요구를 하는 이상한 나라로 각인되지 않을까? 그리고 "화해치유재단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할머니들과의 대화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는 김병준의 발언도 착오에 불과한데, 그건 정대협 같은 반일 시민단체의 '무조건 반대' 목소리에 힘을 실어준 결과다. 중심을 잡아야 할 제1야당이 좌파 시민단체의 2중대로 전락하는 순간이다.


김병준의 발언과 달리 화해치유재단은 위안부 합의 이듬해 상반기 국내 거주 개별 피해자들과 접촉했다. 생존 피해자 총47명 중 36명의 피해자에 대해 면담을 진행했고, 34명이 재단 사업을 신청했다. 절차 역시 하자가 없었으나 일부 좌파 언론이 "할머니들의 인지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동의한 것도 있다", "회유했다"는 엉터리 기사로 훼방을 놓았다.


바로 여기까지가 한일관계의 진상이며, 때문에 제1야당 비대위원장의 최근 발언이란 뒤죽박죽이고 역사인식이 없는 소리에 불과하다. "(문재인 정부가) 바로 재단을 해체한 것은 성급한 조치다."라는 미적지근한 말도 그래서 나왔으리라. 상황은 그보다 훨씬 엄중하다.


아베 총리가 한국이 정 이렇게 국제적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이건 국가 대 국가의 관계가 성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는데, 그게 정확한 소리다. 한국 언론은 그걸 아베의 망언(妄言)으로 규정하면서 반일 분위기를 높이지만, 우리의 꼴이 얼마나 잘못인가를 성찰해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 아닐까? 그러나 상황은 실로 여의치 않다. 그래서 걱정이다.


'피해자 중심주의 외교'도 허구다


김병준 발언 중 최악은 실은 다음 대목이다. "(북한) 비핵화가 잘 해결돼 평화 프로세스가 시작되면 동북아 공동 번영을 위해 일본이 재정적으로 기여를 해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턱없이 안이한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는데다가 사사건건 반일을 하면서 거꾸로 일본의 협조를 구하다니!


이건 결례를 넘어 뻔뻔한 자세라는 비판을 받아야 옳다. 실은 피해자 중심주의 외교라는 명분도 설득력이 없다. 위안부 할머니들 몇 십명과 좌파 시민단체의 견해만 따르다가는 5000만 명 국민의 안위가 걱정인 게 지금 아닐까? 냉정하게 보자. 일본은 국력이 우리 몇 배 이상인 나라이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아니던가?


더욱이 북의 도발을 막을 미군 자산 대부분이 일본에 배치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친중 반일 노선은 명백한 바보짓이다.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접근은 너무나도 절실한데, 우린 지금 역주행에 여념 없다. 도대체 이 나라에선 왜 끊임없이 일본을 항해 칭얼대고 사과를 요구하고 징징대는 걸 외교라고 착각하는 지 모를 일이다.


급기야 김병준의 발언에서 보듯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떠드는 수준으로 전략했다. 결론을 재확인하자. 일본과 대립각을 보이고 투정을 부리는 수준의 한국인 집단심리란 21세기 대한민국의 생존양식에 맞지 않는다. 이걸 바로 잡아줘야 할 책임있는 공당이 자유한국당인데, 저토록 한심하다. 그리고 내년엔 더 이상 가는 안보외교적 재앙이 닥쳐올지 그게 두렵다. /조우석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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