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단체협약 유보 빠져 노조파업 리스크 커져, 현대차 수용 곤란
이럴 바에는 광주형 완성차공장 구상은 백지화해야 한다. 이런 식이면 광주시가 현대차를 무리하게 압박해서 강제로 투자하라는 것과 다름없다.

광주형 일자리 성공가능성이 가물가물해지고 있다. 이용섭시장 등 광주시는 현대차와의 약속을 숱하게 번복했다. 현대차와의 잠정 합의안도 뒤집은채 노조 요구를 수용하는 행태가 많았다. 노조에 질질 끌려다니면서 광주형 자동차프로젝트는 누더기가 됐다. 광주시의 무리한 정치적 결정에 대해 현대차는 즉각 거부했다.

광주노사민정협의회가 5일 최종적으로 마련한 투자협정서에는 신설법인이 경영이 안정될 때까지 단체협약을 유예한다고 돼 있다. 이는 당초 구상에서 한참 변질된 것이다. 광주시가 처음 제안할 때는 차량 35만대를 생산할 때까지는 5년간 단체협약을 유보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광주시는 노조가 5년 단협 유보안에 반대하자, 노조의 입장을 부랴부랴 받아들였다.

현대차는 울산과 전주공장 등 민노총산하 노조와의 매년 단체협약에 신물이 나 있는 상태다. 노조는 과도한 임금인상을 이유로 매년 파업을 벌였다. 라인을 세우고 정치파업 폭력파업을 일삼았다. 최근 현대차노조는 민노총이 주도하는 탄력근로제 연장반대를 위한 총파업에 대거 참가했다.

현대차로선 노조의 막가파식 파업과 매년 고임금 요구 단체협상에 지쳐있다. 국내공장에 더 이상 증설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외환위기이후 모든 투자는 해외에서 하고 있다. 노조의 과도한 임금파업과 매년 단체협상이 국내일자리를 걷어차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는 반값연봉 완성차공장을 구상했다. 광주 지역경제 살리기와 양질의 일자리창출을 위해 현대차에 초임 3000만원대 연봉을 받는 근로자들이 일하는 완성차공장을 제안했다. 현대차로선 연봉1억원대 고임금노조에 질려 있는 상태여서 광주형 반값 일자리공장 제안에 관심을 가졌다. 자동차공장이 유치되면 1만명의 청년들이 일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 이용섭 시장 등 광주노사민정이 6일 확정한 완성차 투자협약안은 누더기가 됐다. 5년간 단체협약을 유보한다는 내용이 삭제됐다. 노조의 상시 파업 리스크가 커졌다. 현대차로선 광주시의 숱한 계약위반과 약속 번복에 신뢰할 수 없다고 손사래를 치고 있다. 시장경제논리를 벗어난 정치적 목적에 급급한 현대차 투자압박은 중단돼야 한다. 이용섭시장(앞줄왼쪽)과 광주노시민정이 투자협정서를 확정한 수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시는 이후 실망스런 행태를 보였다. 현대차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를 많이 했다. 계약내용을 수시로 바꾸어 신뢰성을 추락시켰다. 근로자 임금을 3000만원에서 4000만원, 5000만원등으로 계속 올려가면서 혼선을 가중시켰다. 광주시가 노조에 질질 끌려다녔다.

현대차는 오락가락하고 노조의 파업리스크가 큰 광주형 일자리에 수백억원의 투자를 하는 것은 심각한 부담요인이 된다. 자칫 광주에 투자할 경우 파업공장으로 전락한 제2의 울산공장으로 변질할 수도 있다.

현대차는 전투노조 파업노조 과격노조가 버티고 있는 국내에 더 이상 신증설할 필요가 없다. 현재도 생산초과 상태에 있다. 한국 중국 미국 인도 터키 등에서 800만대이상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지만, 판매는 그 이하를 맴돌고 있다.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현지매출과 영업이익이 반토막났다. 미국시장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분의 1토막났다. 유동성위기마저 우려되고 있다. 

광주노사민정이 마련한 완성차공장 구상은 이대로가면 무산될 수밖에 없다. 노조에 질질 끌려다닐 수 있는 광주공장에 굳이 대규모 자금을 투자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자금사정도 녹록지 않다. 노조에 휘둘려 알맹이가 빠진 광주형 일자리는 존재이유가 없다. 광주시가 정치적 목적에서 추진한 완성차 공장은 광주시와 노조의 복잡한 이해관계로 인해 호랑이를 그리려다가 고양이를 그리고 만 꼴이다.
 
광주형 일자리는 노조가 전폭 지원해도 성공가능성이 불투명하다. 노조가 영구 무파업을 제안한다고 해도 장기적인 생존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다.

광주시의 무리한 행보는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도 없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 수천억원의 출자를 요청하고 있다. 어처구니가 없다. 국민혈세로 조성되는 산은돈을 마치 광주시 쌈짓돈으로 착각하고 있다. 성공가능성이 희박한 자동차공기업을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산으로 가는 광주형 일자리는 이쯤에서 백지화해야 한다. 자동차산업의 공급과잉이 심각한 상황에서 광주시와 노조의 무리한 요구와 탐욕은 가뜩이나 현대차의 투자의욕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광주시와 노조가 현대차를 신뢰하게 할만한 파격적인 투자조건을 내걸지 않는한 반값 연봉 완성차 공장은 햇빛을 보지 못할 것이다.

자동차공장 투자는 철저한 시장경제논리로 이뤄져야 한다. 정치적 논리와 압박투자로는 모두가 패자가 된다. 광주시는 투자여건을 파격적으로 만들어주는데 실패했다. 더 이상 현대차를 압박하지 말아야 한다. 과격한 노조의 고임금파업과 노사갈등에 시달려온 현대차로선 광주노시민정의 투자협정서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현대차 노조는 불법파업을 해서라도 광주형일자리를 막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현대차가 국내에 공장을 신증설할 이유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노조의 무리한 요구와 파업으로인해 한국자동차산업의 공동화와 생태계 붕괴가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