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가 꾸준히 떨어져 결국 연중 최저치 수준인 4만원 선까지 내려왔다. 주가가 3만원 대로 내려올 경우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특정 정책이나 정치인과 관련된 소위 '테마주'들이 심하게 들썩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말 국내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우선 코스피 대장주이자 시가총액의 약 20%를 차지하는 대형주 삼성전자의 주가가 계속 하락세다. 지난 10일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4만원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운 이래 비슷한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경기 둔화에 따른 위험자산 기피 현상과 반도체 업황 부진이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속에 미국의 경기 둔화 시그널이 포착되고 있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한 점과 장단기 금리차가 계속 축소되는 점 등이 그 시그널로 손꼽힌다.

통상 경기 둔화 시그널이 감지되면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에 대한 매력도는 하락한다. 올해 4분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업황 둔화 양상도 주가 움직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겠지만, 국내 코스피 지수의 대표종목인 삼성전자 주가의 꾸준한 하락은 결국 국내 주식 그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대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가운데 이른바 ‘테마주’들은 오히려 기승을 부리며 투자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지난 10일 코스닥 시장에서 풍국주정 주가는 가격제한폭(29.51%)까지 오른 1만 18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에서는 평화홀딩스가 14.23% 급등한 4615원에 장을 닫았다. 

이들 종목은 소위 ‘수소차 테마주’로 묶여 있다. 풍국주정은 수소 제조업체인 에스디지를 연결 자회사로 뒀고, 평화홀딩스는 자회사 평화오일씰공업이 현대차에 수소차 부품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전기·수소차 보급 확대 정책을 펴면서 관련 종목들이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7일 국회에서 수소차 관련 예산이 대폭 늘어난 내년 예산안이 확정되면서 인터넷 주식 카페 등을 통해 이들 업체의 정책 수혜가 예상된다는 글들이 돌기도 했다. 

정치인 테마주들의 불안정한 움직임도 여전하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에 오른 이낙연 국무총리 관련 테마주들은 이른바 증권가의 ‘찌라시’와 함께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다수 종목들은 업체의 사장이 이 총리와 고교·대학교 동문이거나 이 총리의 동생이 사외이사 혹은 그룹계열사 사장으로 있다는 등의 근거로 테마주에 묶였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테마주로 거론되는 국일신동, 인터엠, 한창제지, 성문전자 등도 펀더멘털상 특별한 이유 없이 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이들 테마주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를 요청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 이슈 등으로 급등한 테마주들은 하락 시 낙폭도 크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정치인 테마주의 경우 주가 급등락의 시점이 불명확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투자시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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