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양의지가 예상을 뛰어넘는 거액을 받고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었다. NC 구단은 11일 양의지와 4년 총액 125억원(계약금 60억, 연봉 총액 65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125억원은 역대 국내 FA 계약 가운데 2위에 해당한다. '롯데의 4번타자' 이대호가 2년 전 해외 생활을 청산하고 국내 복귀하면서 친정팀 롯데로부터 받은 역대 최고액(4년 150억원) 다음으로 많은 금액이다. 포수로서는 강민호가 지난해 삼성으로 이적하며 받은 80억원을 뛰어넘는 최고 기록이다.

원소속팀 두산 역시 양의지에게 총액 120억원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NC가 두산보다는 더 높은 금액을 불렀고, 옵션이나 보장금액 등에서도 차이가 있었기에 양의지는 NC 이적을 선택했다.

   
▲ 지난 10일 열린 2018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포수 부문 수상을 한 양의지. 다음날 양의지는 NC와 FA 계약 발표를 했다. /사진='더팩트' 제공


NC가 이렇게 역대급 거액을 들여 양의지를 영입한 이유는 분명하다. 현역 최고 포수를 영입해 팀 전력을 단번에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NC는 2018시즌 성적이 최하위로 추락했다. 1군리그에 데뷔한 2013시즌(7위)을 제외하면 2014~2017시즌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신흥 강자가 김경문 감독의 중도 하차 등으로 구심점을 잃더니 꼴찌의 수모를 당했다.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었던 NC는 이동욱 코치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외부에서 경험 많은 감독을 영입하는 대신 구단 사정을 잘 아는 초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그리고 이번 FA 시장에서 최대어였던 양의지를 외부에서 영입했다. 지도력은 내부 출신 감독으로 안정을 꾀하면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의 전력을 보강함으로써 재도약의 채비는 마친 셈이다.

NC가 양의지 영입을 위해 거액의 투자도 불사한 것은 성적 하락의 주요 원인이 허약해진 안방 탓이라고 자체 분석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김태군이 군 입대하면서 생긴 확실한 주전 포수의 부재가 생각했던 것보다 큰 전력 하락을 불렀다.

꼴찌에서 단번에 포스트시즌 진출 팀으로 점프하는 것. NC 구단의 이런 계산이 양의지에게 125억원 돈보따리를 안겼고, 양의지는 이적을 결심한 만큼 책임감을 갖고 NC의 도약에 앞장서야 한다.

최근, NC와 비슷한 행보를 보인 팀이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다. 삼성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과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던 팀이다. 그런데 구단 운영을 소극적으로 하면서 2016년과 2017년 2연 연속 9위로 성적이 뚝 떨어졌다. 신생팀 kt 위즈 덕(?)에 최하위는 면했지만 사실상 바닥의 성적이었다.

2017년 후 삼성이 모처럼 지갑을 열고 영입한 대형 FA가 포수 강민호였다. 롯데의 안방마님이었던 강민호에게 4년 80억원을 안기고 데려왔다.

삼성에게 올 시즌 '강민호 효과'는 어땠나. 삼성은 6위로 성적이 상승하긴 했으나 기대했던 가을야구 티켓은 따내지 못했다. 강민호는 젊은 선수들 위주로 재편된 삼성 투수진과 좋은 호흡을 맞추며 안방을 안정시키는 데 적잖은 기여를 했다. 그러나 양의지와 함께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포수로서 타격에서는 기대에 못미쳤다. 강민호의 올 시즌 타격 성적은 타율 2할6푼9리에 22홈런 71타점이었다.

양의지는 강민호의 대를 이어 국가대표 주전 포수로 활약하고 있으며, 쇠퇴기로 접어든 강민호와 달리 최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올 시즌에는 타율이 3할5푼8리로 전체 2위에 올랐고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23개의 홈런을 날렸다. 타점은 77개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찍었다. NC는 안정적인 투수리드 외에도 양의지의 이런 정확성과 장타력을 겸비한 공격력에 큰 기대감을 갖고 선뜻 대형 계약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리그 최고의 포수이자 중심타선의 한 축이 될 선수, 양의지의 몸값 125억원에 포함된 보증서다. 양의지가 그 역할을 얼마나 해낼 지, 상반된 심정의 NC-두산 팬들뿐 아니라 모든 야구팬들의 눈이 내년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나설 양의지에게 쏠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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