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박항서 감독을 공개 저격해 베트남뿐 아니라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관심의 인물로 떠올랐던 미얀마 축구대표팀 안토니 헤이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미얀마축구연맹(MFF)은 13일(이하 한국시간) 기술위원회를 열고 헤이 감독의 경질을 확정하고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이 사실을 발표했다. 경질 이유는 미얀마가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2018'에서 목표로 했던 4강 진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 사진=미얀마축구연맹 홈페이지


목표 달성에 실패했기 때문에 감독을 경질했지만 기술위원회는 "책임이 전적으로 헤이 감독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기장 인프라와 선수 자원, 재정적 지원 등에서 발전을 이뤄야할 현안들이 많다"고 미얀마 축구의 열악한 현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국내 축구팬들에겐 스즈키컵 예선리그 도중 비판의 대상이 됐던 헤이 감독이다. 지난달 20일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미얀마와 원정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이 경기 후 박항서 감독은 헤이 감독과 인사를 하지 않고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헤이 감독은 이후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박 감독을 비난했다.

하지만 박항서 감독이 헤이 감독에게 인사하지 않은 것은 그가 경기 중 베트남 선수에게 직접 뭐라고 불만의 말을 하는 등 상대팀 감독으로서 '비매너' 행위를 한 데 대한 항의 표시였던 것. 박 감독은 "누구를 비난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라"며 헤이 감독에게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 사진=스즈키컵 공식 홈페이지


이렇게 서로 앙금이 남은 박항서 감독과 헤이 감독이지만 이후 베트남과 미얀마의 행보는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베트남은 조 1위로 4강에 올라 필리핀과 준결승에서 이겼고 말레이시아와 치르고 있는 결승전에서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반면 미얀마는 조 3위에 그치며 예선 탈락했다.  

헤이 감독은 독일 출신으로 레소토, 감비아, 라이베리아, 케냐, 르완다 등 아프리카 국가의 대표팀을 주로 이끌었다. 지난 5월 미얀마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 아시아축구와 인연을 맺었으나 7개월의 짧은 기간만 사령탑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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