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발달장애 진단·치료 프로그램 개발 '두브레인'…협업으로 우뚝 서다
삼성전자 "한국에서도 실리콘밸리처럼 유니콘 밸리 기업 나오길 기대"
'상생'은 이제 기업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정보기술(IT)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는 우리 사회에 또 다른 기회이자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이 가운데 협업시스템이 기업과 사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기업들도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협력사와 제휴 스타트업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 미디어펜은 '우리 함께'라는 의미의 '위더스(With Us)' 기획 시리즈를 통해 사회와 함께 성장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퀀텀점프2020-위더스④] 삼성전자 C랩으로 우뚝 선 ‘두브레인’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저희 팀원들이 사무실과 밥을 지원받게 돼서 너무너무 행복해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삼성전자 C랩의 외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에 선발된 최예진 두브레인 대표의 소감은 의외로 소박했다. 두브레인은 애니메이션 게임 등을 통해 유아 발달장애를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곳이다.

이들은 지난 11월부터 삼성전자에서 분야별 전문가와 인프라 등을 활용한 멘토링, 그리고 1억 원의 개발지원금, 사무 공간 등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도입된 C랩을 통해 34개의 스핀오프 스타트업을 배출했다. C랩에서 독립한 회사들은 외부에서 새로운 인력을 고용하는 등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경제 성장에 이바지 하고 있다. 

   
▲ 최예진 두브레인 대표./사진=삼성전자 제공


두브레인 역시 창업 이후 업계와 소비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며 그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또 삼성전자의 C랩 육성 프로그램으로 선발되며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최 대표의 ‘두브레인’에 대한 아이디어는 작은 봉사활동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탈북 가정 아이들, 알코올 중독 부모를 가진 아이들의 인지 치료를 하던 그녀는 이들의 발달 속도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저소득층 아이들 4명 중 1명은 발달 지연을 겪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발달장애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치료비가 비싸고, 진단을 받기 위해 대기만 8개월가량 걸린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진단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기로 결심했다.

최 대표는 “삼성 AI 팀과 협력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고, 또 CSR 팀과 국내에 발달 지체 아이들을 위한 재활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두브레인 프로그램의 특징은 게임하듯 인지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인지 치료 교육 솔루션을 두브레인이 재미있는 게임으로 바꿨다.

캄보디아 등 개발도상국 아이들을 위한 솔루션 보급도 하고 있는 두브레인은 국내에서 좋지 않은 제품으로 분류되는 휴대폰도 해당 국가에서 굉장히 좋은 하드웨어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삼성전자-서울대 공동연구소에 위치한 C랩 라운지에서 C랩 과제원들이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최 대표는 “해외, 캄보디아 아이들을 위한 인지 치료 교육 솔루션을 보급하다보니, 삼성 CSR팀과 협력해서 전 세계 아이들을 위한 일을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C랩은 지난 2016년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에 전용 공간을 마련한 데 이어 작년 11월에는 삼성전자 서울대 공동연구소에 새로운 공간을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사업 협력이 가능한 2~3년차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아이디어만 있는 예비 창업자, 1년 미만의 신생 스타트업도 육성 대상으로 넓힌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5년간 100개의 스타트업을 키울 예정이다.

지난 10월 두브레인을 포함해 선발된 15개 외부 스타트업은 공모전에 지원한 331개의 스타트업 중  AI·헬스·VR·AR·핀테크·로봇·카메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발됐다.

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센터장은 “C랩 운영의 경험과 노하우를 외부로 개방해 국가적 문제인 청년 실업을 해결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미국 실리콘밸리의 전유물로만 생각했던 유니콘 기업이 한국에서도 10개, 20개가 배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