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스타 사회적기업 3호'
대나무숲·관광사업 등 컨텐츠 확장 모색
'상생'은 이제 기업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정보기술(IT)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는 우리 사회에 또 다른 기회이자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이 가운데 협업시스템이 기업과 사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기업들도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협력사와 제휴 스타트업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 미디어펜은 '우리 함께'라는 의미의 '위더스(With Us)' 기획 시리즈를 통해 사회와 함께 성장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퀀텀점프 2020-위더스⑤]사회적 기업 돕는 '고래' 꿈꾸는 우시산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성공한 상생모델이 되서 다른 사회적 기업을 돕고 일자리 창출에 더욱 기여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유라 텀블러'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우시산'의 변의현 대표는 "최근 주문량이 늘어나서 고민으로, 주말에도 제품을 생산해야 할 경우에는 서울로 올라와서 진행하기도 한다"며 근황을 전했다.

변 대표는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어르신 일자리에 관심을 갖다가 실버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어르신들의 재능을 살릴 수 있는 공간을 찾던 것이 우시산을 창업한 계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6년 1월 울산 지역 유일의 실버 바리스타 갤러리 카페 '연'을 만들고, 지역 작가들에게 무료로 전시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어르신 3명으로 출발한 이 카페는 현재 경력단절여성·청년 등 9명의 근로자가 근로하고 있으며, 15명의 봉사자들도 활동하고 있다.

우시산은 2016년 울산 남구와 '마을행복공방사업'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 공방은 고래 기념품 개발·제작을 통한 마을공동체 회복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1986년 상업포경 금지로 지역경제가 쇠락한 장생포 마을 재생을 목적으로 시작됐다.

   
▲ 사회적기업 '우시산'이 운영하는 울산 남구 카페 '연'에 전시된 상품/사진=미디어펜


또한 장생포 고래박물관 내 기념품샵에서 △따개비고래인형 △'유라 텀블러' △고래 키링 △고래 브로치 등 고래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중 주력상품은 단연 '유라 텀블러'로, 걸그룹 '걸스데이' 멤버인 유라가 텀블러 인증샷을 SNS에 올린 것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견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라는 울산 출신이다.

이밖에도 산호·조개로 만든 악세사리와 개가 돈을 물고 있는 '돈독'이 그려진 컵 및 물개·니모인형 등의 상품과 다른 사회적기업이 만든 손수건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어린이 대상 팔찌·목걸이 제작 체험 교실 및 '고래문화마을' 내 우체국을 운영하고 있다.

변 대표는 울산에서 열리는 축제에 참가, 조개로 만든 고래 상품을 팔았는데 구청에서 연락이 온 것이 고래와 직접적인 연관을 맺게 된 계기라고 회상했다. 그간 울산에서는 고래 이외의 상품을 홍보하고 있었던 상황이었으나, 우시산과 구청이 협약을 맺고 고래문화마을에서 운영한 체험교실의 반응이 좋았던 것이다.

특히 플라스틱이 체내에 쌓여 죽은 고래를 보면서 회사의 사회적 미션이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우시산은 친환경 고래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환경캠페인·고래 보호·고래 학술연구회 등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특정 제품이 아닌 고래라는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장성이 좋다"면서 "일반 회사 대비 생산성이 낮은 사회적기업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다른 기업들과 상생을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변의현 우시산 대표/사진=우시산


변 대표가 고래 못지 않게 사랑하는 것은 자신의 고향 울산으로, 사업을 통해 이를 표현하고 있다. 우시산이라는 사명 자체가 울산의 옛 이름이며, 카페 직원 9명도 전부 울산 주민이다.

우시산 제품의 기본 디자인인 '별가루'와 '꽃등이'의 디자인에도 70년대 이후 울산 앞바다에서 만나기 어렵게 된 귀신고래가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으며, 내년부터 추진할 예정인 고래컨텐츠 외연 작업 역시 울산 대나무숲(십리대숲)을 중심으로 이뤄질 방침이다.

변 대표는 "사회적기업은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파는 회사"라며 "울산 지역 청소년 가운데 세상을 위한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진 사회적기업가가 나와 모두가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울산은 흔히 공업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볼거리와 문화콘텐츠가 풍부한 문화관광도시로서의 잠재력이 있다"며 "이를 널리 알리는데 매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시산의 성장에는 사회적 가치를 발굴하고 유망 기업을 '스타 사회적기업 3호'로 선정해 상생모델을 만드는 SK이노베이션의 뒷받침이 있었다. SK이노베이션은 카페 리모델링과 고래문화마을 내 우체국 온풍기 설치 및 마케팅 등을 지원했으며, 중소기업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판로 개척에도 힘을 보탰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