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인식 부족·은행 어플 별 구동방식 차이로 인한 불편함 여전해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지난 25일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연인과 함께 서울광장을 찾은 20대 김모씨는 성대하게 꾸며진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넋을 잃고 구경을 했다. 크리스마스 마켓 입구에 다다르자 김씨의 스마트폰에서 미리 다운 받아둔 ‘하나멤버스’ 어플리케이션 알람이 울렸다. 제로페이 결제 할인 이벤트 알람이었다. 뿐만 아니라 마켓 입구에선 시민들에게 현장에서 바로 사용 가능한 제로페이 할인 쿠폰도 나눠주고 있었다. 

   
▲ 사진=미디어펜


서울시가 서울 한복판에서 제대로 제로페이 판을 벌였다. 크리스마스 대목을 맞아 소상공인들과 함께 서울광장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을 연 것이다. 

서울시는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제로페이를 이용해 물건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제로페이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부족과 각 은행 어플 별 구동 방식 차이에 따른 불편함 등으로 인해 기대만큼 큰 효과를 불러오진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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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크리스마스 마켓 입구에 마련된 제로페이 부스는 한가했다. 

제로페이 부스에선 홍보 책자와 함께 크리스마스 마켓과 푸드트럭에서 제로페이 결제 시 사용할 수 있는 2000원 할인 쿠폰을 나눠주고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민들은 제로페이 부스를 그냥 지나쳐 바로 마켓으로 향했다. 

크리스마스 마켓에선 일부 코너를 제외한 대부분의 가게에서 제로페이가 가능하다는 알림판과 함께 QR코드를 걸고 있었다. 

다양한 장신구를 판매하고 있는 한 가게 주인은 “제로페이로 오늘만 3명의 손님이 결제를 했다”며 “입구에서 나눠주고 있는 할인 쿠폰이 한 몫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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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제로페이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부족과 은행별 구동 방식 차이로 인해 소비자와 소상공인들 사이 불편함은 여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하나멤버스를 통해 결제를 하는 시민들은 불편함 없이 메인 화면에서 바로 찾을 수 있는 제로페이 아이콘을 통해 QR코드를 인식한 후 결제를 빠르게 진행했다. 

하나멤버스를 통해 제로페이를 이용한 한 시민은 "제로페이 초창기 다양한 이벤트들을 통해 할인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종종 이용할 생각"이라며 "오늘 처음 사용해보았지만 사용방법도 아주 간편해 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한은행의 쏠페이를 통해 결제를 하려던 시민들은 결제를 포기하고 카드를 꺼내기 일쑤였다. 

신한쏠을 통해 결제를 하려던 한 시민은 "카드 결제나 계좌이체가 더 빠를 것 같다"며 "크리스마스마켓이 아닌 이상 사용 가능한 매장이 많은 것도 아니고 이렇게 불편한데 앞으로도 사용할지 실효성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한쏠은 메인 화면에서 메뉴를 선택한 후 생활금융플랫폼에 들어가 간편결제를 선택한 이후 ‘SOL Pay’ 버튼을 눌러야 제로페이가 구동되는 불편함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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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판매하는 소상공인 입장에서도 불편하긴 마찬가지였다. 길게 늘어선 줄에 애가 타는 소상공인들은 빠른 결제로 회전률을 높여야 했지만 제로페이가 익숙치 않은 시민들로 인해 줄이 쉽사리 줄어들지 않았다.  

시민들이 제로페이를 사용할 줄 몰라 소상공인들이 직접 결제 방법을 일일이 가르쳐주는 진풍경도 벌어졌으며, QR코드가 한 번에 인식되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는 시민들도 여럿 보였다. 

당일 모든 제품을 판매한 한 가게 주인은 “오늘 총 2명의 고객이 제로페이로 결제를 했다”며 “제로페이로 결제를 하던 중간에 오류가 떠 발길을 돌린 고객도 여럿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각 은행들에서 제로페이에 대한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다”며 “제로페이를 사용할 줄 모르는 고객들이 태반”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카카오페이를 통해 결제 한 고객은 카드 결제를 이용한 고객의 수와 비슷한 수준이었다”며 “카카오페이 작동이 제로페이 보다 훨씬 쉬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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