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우리같이 조그마한 은행이 무슨…"
3일 서울시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9년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만난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의 발언이다.
연초 최고경영자(CEO) 이름으로 신년사를 배포하고, 시무식 등을 개최하는 일반 금융사와 달리 인터넷전문은행은 별도로 신년 인사말 등을 알리지 않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심성훈 행장은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는 것에 대해 "우리 같이 조그마한 은행이 발표할 일이 있겠냐"는 답변을 내놨다.
올해 케이뱅크 시무식은 경영진과 직원들이 모여 토론하는 타운홀 행사로 대체될 예정이다.
그는 타운홀 일정을 묻는 질문에 "비대면인데 (직원들) 모아놓고 할 필요가 있겠냐"며 "조만간 내용(경영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인사들이 총출동하는 이날 현장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등 각 금융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올해 건배사로 '글로벌 금융, 디지털 금융, 도약하는 한국금융'을 외쳤지만 정작 전략을 묻는 질문에 CEO들은 철통 보안을 유지했다.
지난해부터 전 금융권은 새 먹거리를 찾고자 '디지털(Digital)'과 '글로벌(Global)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제 변동성, 부동산 대책에 따른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으로 이전과 같은 수익 창출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올해 초 금융권 CEO들은 신년사에서도 경영 키워드로 디지털과 글로벌 시장 개척에 집중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서 마주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글로벌을 키우겠다"고 말했지만 네이버 자회사 라인(Line)과의 글로벌 디지털뱅킹 협약 관련 등 사업 내용을 묻는 질문에는 재빠르게 자리를 피했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내년 상반기 출범할 인도네시아 법인 관련 현지화 전략을 묻는 질문에 "잘 돼가고 있다"만 반복했다. 당초 기은은 이 법인의 출범 예정일을 지난해 12월로 계획해놓은 바 있다.
그는 출범일이 예상보다 늦어진 배경에 대해 "잘 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고, 인수하기로 한 2곳 은행의 승인이 한꺼번에 떨어져 출범일이 더뎌진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의 경우 최근 정부에 미얀마 진출 관련 협조 요청을 해놓은 상태인데 관련 사안을 묻자 답변을 피했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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