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계열 4사, 배터리·첨단소재·라이다·반도체까지 미래차 '드림팀' 구성
전동화·자율주행·커넥티드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 파트너 도약 야심
[미디어펜=미국 라스베이거스/김태우 기자] SK그룹 계열사들이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19)'에서 미래 자동차시장 트렌드 변화에 맞춰 고객 확보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SK그룹은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드 등 자동차 업체들이 대비해야 할 미래에 필요한 각종 부품, 소재, 솔루션을 갖춰 놓고 엔진 등 내연기관 기반의 구동계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공급업체가 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 CES2019에 처음 참가한 SK그룹의 부스 전경 /사진=미디어펜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등 SK그룹 계열 4사는 공동으로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CES 2019'에 전시관을 마련하고 미래 자동차 분야에 특화된 제품과 기술을 공개했다. 

SK그룹이 CES에서 공동 전시관을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전시관을 마련한 곳도 완성차 업체와 관련 부품사들이 주로 자리잡은 노스홀(North hall)이다.

그룹 계열사들 중 미래차 사업과 연관된 부품, 소재,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드림팀'을 꾸려 완성차 고객사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날 방문한 SK그룹 전시관 중앙에는 자동차 모형이 위치했고, 그 뒤쪽으로도 자동차와 연관된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현장 안내를 맡은 직원은 "계열사들이 각자 가진 기술로 SK그룹이 향후 국내외 핵심 모빌리티 파트너로 자리잡겠다는 전략 하에 전시를 기획했다"고 SK그룹 공동 전시관의 개요를 설명했다.  

참여 업체 중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와 LiBS(Lithium-ion Battery Separator,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 FCW(Flexible Cover Window,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용 유연기판 브랜드명) 등을 주력 제품으로 내세웠다. 

전기차 배터리는 SK이노베이션의 대표적인 신성장 사업이자,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가장 각광받는 분야이기도 하다. 회사 관계자는 현장에 전시된 배터리 모듈에 대해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키고 충전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니켈·코발트·망간 비율을 1대 1대 8로 적용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고, 리튬이온분리기를 통해 배터리의 안정성도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한 해에만 유럽(헝가리), 중국, 미국 등 총 3곳의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배터리 생산설비 증설을 결정하며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입지를 다졌다. 2022년경 세 공장이 모두 완공되면, 국내 서산 공장을 포함한 SK이노베이션의 총 생산규모는 약 30GWh에 달하게 된다.  

FCW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화학소재로, 자동차 업계에서 자율주행, 커넥티드 기술이 보편화될 경우 주요 버튼이 사라지고 디스플레이가 차량 내부의 굴곡진 부분을 포함한 다양한 곳에 적용되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현장에는 자동차의 센터페시아에서 센터콘솔로 연결되는 굴곡진 부위에 FCW로 만든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설치된 목업(실물모형)을 볼 수 있었다. 

   
▲ CES 2019 SK그룹 공동 전시관에 전시된 SK이노베이션의 FCW 적용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목업. /사진=미디어펜

   
▲ CES 2019 SK그룹 공동 전시관에서 류성수 SK하이닉스 미주접인 기술 마케팅 수석이 자동차용 메모리반도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회사 관계자는 "FCW를 사용할 경우 디스플레이를 기존 유리 기판 대비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고, 유연성이 좋아 내구성이 강하며, 무게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필름·소재 분야 계열사인 SKC는 HUD(전방표시장치)용 필름, 자동차 유리 파손시 피해를 최소화하는 유리 접합 PVB 필름, 자동차 케이블 경량화에 유리한 PCT 필름, 전기차 배터리의 무게를 줄여주는 방열소재 그라파이트 시트, 전기차 내 전력반도체에 쓰이는 탄화규소(SiC), 친환경 폴리우레탄 내장재 등 미래차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각종 제품들을 내놓았다.

이들 제품은 모두 개발을 마친 상태로, 일부는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에게 공급되고 있고, 일부는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C 두 개 회사만 해도 미래 자동차 하드웨어 분야의 상당부분을 커버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ICT 분야에서는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가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분야에서 완성차 고객사들의 눈길을 끌 만한 아이템들을 내놓았다. 

SK텔레콤은 SM엔터테인먼트 공동전시관과 별개로 SK그룹 공동전시관에서 단일광자 라이다(LiDAR), HD맵 업데이트 등 자율주행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단일광자 라이다는 기존의 자율주행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만한 기술로 관심을 끌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단일광자 라이다는 신호를 양자 단위로 수신하는 만큼 정밀도가 높은데다, 하드타깃(자동차, 시설물, 보행자 등)과 소프트 타깃(눈, 비, 안개 등)을 구분할 수 있는 만큼 날씨가 좋지 않을 때도 안전한 자율주행을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Memory-Centric Mobility(메모리 중심 모빌리티)'를 콘셉트로 자율주행,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인포테인먼트, 텔레메틱스 등에 필수적인 차량용 D램과 낸드플래시를 전시했다. 

   
▲ CES 2019 SK그룹 공동 전시관에 전시된 SK텔레콤의 단일광자 라이다(LiDAR). /사진=미디어펜


자율주행 환경에서는 데이터가 주행 경험과 안정성 향상 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메모리반도체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발맞춰 SK하이닉스는 차량-데이터센터 간 통신과 데이터 분석에 활용되는 D램, HBM(고대역폭메모리), 엔터프라이즈 SSD를 완성차 고객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자동차에 특화된 메모리반도체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자동차용 메모리반도체는 각종 가혹 조건에 노출되고 장기간 사용돼야 하는데다, 오류시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는 만큼 IT기기용 메모리반도체에 비해 온도나 습도 등 외부 조건에도 변형이 없어야 하고, 10년 이상의 장기간이 지나도 신뢰성을 유지할 만한 내구성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은 이번 CES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공동 전시관을 운영하며 미래차 시대를 준비하는 자동차 업체들을 상대로 핵심 파트너로서의 가치를 어필한다는 방침이다.

SK그룹 관계자는 "공동 전시에 참여한 4개 계열사의 기술로 미래차가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제품들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올해는 시작 단계지만 앞으로 더욱 전시 규모를 키워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미국 라스베이거스/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