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방법 변화·원내소통 강화 등 변모하는 ‘나경원호’
임종석·조국 참석 운영위 소집 큰 성과…아쉬움도 공존
[미디어펜=김동준 기자]요즘 국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원내사령탑은 다름 아닌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다. 원내정당 원내대표 중 유일하게 여성이라는 점도 그렇지만, 대여투쟁이면 대여투쟁, 정책이면 정책 등 넓은 전선을 아우르며 야전 지휘관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어서다.

취임 한 달 차로 접어든 나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로서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각종 현안을 맞닥뜨려야 했다. 로텐더홀에서는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등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해 있었고, 친박·비박 등 계파 갈등을 종식 시키는 작업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취임 초기 나 원내대표를 두고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김성태 원내지도부’가 보여줬던 강력한 대여투쟁보다는 닥친 현안만 수습하다가 ‘하세월’을 보낼 거란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협상력이 중요한 시기”라며 “나 원내대표의 협상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평했었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둘러싼 야당과의 줄다리기 국면을 비교적 빨리 종결지으며 수완을 보였다. 동시에 계파 갈등 양상을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는 데에도 성공했다.

그러고는 곧바로 대여 전선을 정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장외에서 피켓을 들어 올리는 것이 아닌 각 상임위원회가 닥친 현안에 목소리를 내는 식으로 투쟁 방법도 변했다. 나아가 대여투쟁 강도는 더 세졌다.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폭로로 불거진 각종 의혹을 두고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을 참석시킨 국회 운영위를 연 게 가장 눈에 띄는 성과다.

이런 가운데 당내 소통도 활발해졌다. 지금껏 총 네 번의 의원총회를 소집해 의원들의 총의를 모았다. 차기 지도체제 등 원내 현안에서부터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에 대한 대응 등 대외적인 안건까지 의총에서 다루는 사안의 스펙트럼도 넓다. 

아울러 최근에는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도 열었다. 당내 여론형성의 ‘큰 손’인 중진들과의 관계로 원내지도부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포석이다. 나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선거운동 때 중진의원들을 모시고 원내대책에 대한 전략의 이야기를 듣겠다고 말했었다”라며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중진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라고 밝혔다.

다만 대여투쟁 거세진 만큼 운영능력을 키워야 하는 점은 숙제다. 일례로 지난 운영위 과정에서이른바 ‘임무분담’이 안 된 일방적 공세가 되레 역효과를 불러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운영위를 지켜봤던 한 한국당 의원은 “차라리 홍영표 운영위원장의 편파적 상임위 운영을 불만 삼아 오후쯤에는 파행을 유도하는 게 맞지 않았나 싶다”라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 지난 9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탈원전저지특위 위원들과 함께 광화문 동아일보 앞에서 열린 재앙적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를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에 참석했다./자유한국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