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이 2연승을 거두고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그럼에도 찜찜함이 남았다. 이런 실력으로 3차전에서 만나는 중국을 꺾고 조 1위를 할 수나 있을까. 59년 만의 우승 도전이 가능할까.

한국은 12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열린 키르기스스탄과의 2019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앞서 1차전 필리핀과 경기에서도 역시 1-0으로 승리했던 한국은 2연승을 거두고 16강 티켓을 확보했다.

일단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하겠다는 기본적인 목표는 이뤘다. 하지만 필리핀전과 마찬가지로 키르기스스탄전에서도 속 시원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함으로써 축구팬들의 걱정은 커졌다. 숱한 찬스에서도 한국이 얻어낸 골은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 김민재가 헤딩으로 뽑어낸 1골뿐이었다. 골포스터를 3차례(황의조 2번, 황희찬 1번)나 맞히는 불운이 있었다지만, 반드시 넣어야 할 골을 놓친 것도 적어도 3차례는 됐다. 

   
▲ 나란히 2연승을 거두고 16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위)과 중국이지만 선수들 분위기는 달랐다. /사진=AFC 공식 홈페이지


가장 큰 걱정은 '이러다 중국을 못 이기고 조 1위도 놓칠라' 하는 것이다.

중국 역시 2연승(키르기스스탄전 2-1 승, 필리핀전 3-0 승)하고 동반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제 한국과 중국은 16일 맞대결을 통해 조 1, 2위를 결정짓게 된다. 당초 예상은 한국이 무난하게 C조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여겨졌으나 전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골득실에서 중국(+4)이 한국(+2)보다 앞서기 때문에 비기기만 해도 중국이 조 1위를 차지한다.

물론 한국이 시원하게 중국을 꺾으면 그만이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

우선 한국은 전력 누수가 많다. 14일 소속팀 토트넘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을 치르고 나서야 UAE로 날아올 손흥민이 하루 휴식밖에 못 취하고 중국전에 정상 출전하기가 만만찮다.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기성용, 발가락을 삔 이재성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게다가 이용은 필리핀전에 이어 키르기스스탄전에서도 경고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중국전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한국이 베스트 멤버를 꾸리지 못하게 되는 것과 더불어 중국의 전력도 상당히 탄탄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어 쉽지 않은 조1위 다툼이 예상된다. 중국의 간판 스타 우레이는 필리핀전에서 2골을 넣으며 경계심을 불어넣었다.

조 1위든 2위든 16강 이후 토너먼트에서는 위로 올라갈수록 강팀들을 상대하게 된다. 다만 조 2위로 올라가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른 이란을 8강전에서, 그리고 일본을 4강전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험난해질 수밖에 없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키르기스스탄전 후 "경기력이 썩 좋지 않아 어려운 경기를 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내면서 "앞으로 골 기회를 더 많이 만들고, 마무리를 제대로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득점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고민을 털어놓았다.

부상 선수가 속출하는 가운데 패싱 플레이가 이전 같지 않은 등 이래저래 두번째 발걸음까지 무거웠던 한국 축구대표팀이다. 그래도 중국을 넘지 못해 조 1위를 놓치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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