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베트남이 2연패를 당하며 벼랑 끝으로 몰렸다. 그래도 베트남은 여전히 16강 진출 가능성이 적지 않은 편이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12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2019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이란에 0-2로 졌다. 

베트남의 패배는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이란은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른 아시아 최정상의 팀이다. 첫 경기 예멘전에서 5-0으로 화끈한 대승을 거뒀고, 이 날 베트남전에서도 한 수 위의 기량을 뽐내며 무실점 2골 차 승리를 거뒀다.

1차전서 이라크에 2-3으로 아쉽게 역전패했던 베트남은 이란에도 져 2연패에 빠지며 승점 1도 챙기지 못했다.

   
▲ 박항서 베트남 대표팀 감독이 이란전에 앞서 케이로스 감독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경기에서는 베트남이 이란에 0-2로 졌다. /사진=AFC 공식 홈페이지


지난해 아시안게임 4강, 스즈키컵 우승 등 놀라운 성과를 연이어 올리며 베트남 전역을 축구 열기로 들끓게 했던 '박항서 매직'도 아시안컵에서는 힘 한 번 못 써보고 예선탈락의 운명을 맞는 것일까.

베트남은 아직 16강 희망이 충분히 남아 있다. 이번 아시안컵은 24개팀이 4팀씩 6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고 있다. 조 2위까지 16강에 오르고, 3위 6개팀 가운데 상위 성적 4팀도 16강 티켓을 받는다.

현재 베트남은 2패를 했지만 조 3위다. 같이 2패를 한 예멘이 골득실 -8이고, 베트남은 골득실 -3이다. 드러난 전력상 베트남이 예멘보다는 앞서고 있어, 두 팀간 최종 3차전에서 베트남이 승리한다고 가정하면 베트남은 승점 3점에 골득실은 최소 -2 그 이상으로 조 3위를 차지하게 된다.

그렇다면 다른 조 3위 팀들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지금까지 경기 결과만 놓고 보면 베트남이 비관적이지는 않다.

현재 A조 3위는 태국으로 1승 1패(골득실 -2)를 기록했다. 태국의 3차전 상대는 개최국인 UAE(아랍에미리트)여서 패한다고 보면 1승 2패가 된다. 베트남이 골득실에서 앞설 수 있다. 1무 1패 중인 4위 바레인이 인도(1승 1패)를 꺾으면, 인도가 1승 2패로 3위가 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골득실 +1인 인도에 베트남이 밀릴 수 있다.

B조는 시리아와 팔레스타인이 3위를 다툴 전망이다. 나란히 1무 1패를 기록 중인 두 팀은 골득실 -2, -3을 기록 중이다. 남은 경기가 시리아는 호주, 팔레스타인은 요르단이어서 두 팀 다 진다고 가정하면 승점 1점밖에 안돼 베트남보다 아래다.

한국이 속한 C조는 간단하다. 나란히 2연패한 키르기스스탄과 필리핀이 최종전 맞대결에서 3위를 가린다. 골득실 -2인 키르기스스탄이 이기면 베트남에는 불리하고, -4인 필리핀이 이기는 것이 베트남엔 유리하다.

E조는 아직 2차전 한 경기를 덜 치른 가운데 북한과 레바논의 3위 다툼이 예상된다. 1패 중인 북한이 오늘(13일) 카타르전에서 지면 레바논과 나란히 2패를 안고 최종 3차전에서 만난다. 레바논의 골득실이 -4, 북한도 한 경기에서만 -4여서 누가 3위가 되든 베트남이 제칠 수 있다.

F조는 아직 1경기씩밖에 치르지 않아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지만 1승을 올리고 있는 일본, 우즈베키스탄이 조 1, 2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투르크메니스탄과 오만이 3위를 다툴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베트남은 16강 가능성이 충분하다. 단, 절대적인 전제 조건은 예멘을 이기는 것이며 그것도 많은 점수 차로 이겨야 안심할 수 있다.

박항서 감독은 이란전에 패한 후 선수들에게 "여전히 16강 진출 기회가 있다. 머리를 들고(고개 숙이지 말고) 예멘과 싸워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과 예멘의 3차전은 오는 17일 새벽 1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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