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의 역사는 고객과 함께 만든 대한민국의 금융 역사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신년사 발언이다. 오는 14일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 채비를 마친 뒤 우리금융지주로 첫 출범식을 가질 예정이다. 1899년 ‘대한천일은행’이라는 이름 하에 설립된 지 120년 만에 이룬 성과다. 본지는 우리금융지주의 지주사 출범 이전까지 약 120년의 역사를 2회 기획으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1899년 1월 30일 고종황제가 황실 자금인 내탕금을 자본급으로 납입해 만든 우리금융의 첫 이름은 '대한천일은행'이다.

당시 국내에는 금융사가 없어 일본계 은행 등에서 고금리로 돈을 빌려쓰는 상인들이 많아 대한제국 황실과 조선상인들은 '대한제국 하늘 아래 첫째 가는 은행'이라는 슬로건 하에 민족자본 은행을 설립하게 됐다.

주요 업무로는 입·출금과 외환(환전 등) 등을 시행했고 그해 4월 조선과 청나라, 일본 상인들의 교류가 활발한 인천에 첫 지점을 개설한 뒤 본격 영업에 나섰다.

   
▲ 옛 대한천일은행의 본점 건물/사진=우리은행 제공


대한천일은행은 1911년 일제 강점기 이후 '조선상업은행'이라는 이름으로 개편된다. 총독부가 민족계 은행의 약화와 말살 정책을 펼치기 시작하면서 어쩔 수 없던 수순이다. 그러다 광복 이후 '한국상업은행'으로 재차 명칭을 바꿨지만 그 또한 얼마가지 못했다

1990년대 후반 금융권에는 '금융구조조정'이라는 태풍이 불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 차원에서 부실 은행을 우량은행에 흡수합병,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현재는 국내에서 영업 중인 시중은행이 15곳에 불과하지만 그 당시에만 30곳이 넘는 은행이 있어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결국 우리금융 또한 1999년 한일은행과 합병하면서 한빛은행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는데 '제2단계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또 한 차례 사명을 바꾸게 된다.

당시 정부는 계약이전과 합병 등을 통해 11개 은행을 정리하며 2000년 11월 말 기준 22개의 은행만 남겨뒀다. 이후 은행의 잠재부실 정리와 미래지향적 개혁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제2단게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경영평가 결과를 통해 독자생존이 어려울 것으로 평가된 한빛, 평화, 광주, 제주은행이 대상 금융사였다. 경영실태평가결과에 따라 경영개선 요구를 받은 경남은행에 대해선 정부주도의 금융지주회사로 편입할 뜻을 밝혔다.

이어 2001년 정부의 주도 하에 경남은행, 평화은행, 광주은행 3곳이 통합해 지주사 체제로 부활하게 됐고 예금보험공사가 주식의 100%를 취득하면서 국내 최초의 금융지주사인 '우리금융지주'가 설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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