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입당, 보수는 결집하겠지만…민주당으로서는 내심 반가워”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등판이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당내 당권 주자들이 경계심을 내비치고 있다. 반면 여권은 표정관리에 들어간 눈치다.

한국당 측에 따르면 황 전 총리는 오는 15일 국회에서 공식 입당식을 갖는다. 앞서 황 전 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만 생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겸손하게, 의욕과 용기를 갖고,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통합을 위해 새롭게 출발하려고 한다”고 입당 의사를 알렸다.

이런 가운데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 차기 지도체제와 관련, 현행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단일지도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비대위의 이번 결정의 배경에 황 전 총리의 전대 출마 여부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권 주자가 당내 기반을 다질수 있도록 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자천타천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이들을 포함해 한국당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책임론에서 황 전 총리가 자유로울 수 없어서다. 또 황 전 총리가 보수층으로부터 강한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어 당권 주자들의 경계심은 당연하다는 시각도 있다.

전대에 출마할 뜻을 밝힌 심재철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황 전 총리는 이른바 친박(친 박근혜) 등 결집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박 전 대통령 몰락의 책임이 큰 분이어서 탄핵 책임론에 곧바로 시달릴 거다. 황 전 총리는 지금까지 박근혜 정권 사람들 때문에 모두 적폐로 몰리고 있는데도 아무런 저항이나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김진태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 전 총리의 한국당 입당을 환영한다”라며 “전대에서 선수끼리 제대로 경쟁해보자”라고 썼다. 김 의원은 심 의원 등과 함께 ‘합의형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주장한 바 있다. 이를 두곤 황 전 총리 견제용이라는 해석이 따르기도 했다.

반대로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일단 황 전 총리를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는 모양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13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황 전 총리의 입당에 대한 질문에 “(한국당은) 아직 전대를 치르기 전인 당이라서 그 점에 대해 말씀드리기는 적절치 않다”라고 잘라 말했다. 황 전 총리를 콕 집어 언급했다가 되레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권 일각에서는 황 전 총리의 ‘정체성’을 싸고 공세 모드로 전환할 기류도 읽힌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황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의 오른팔이었고, 친박 색이 강하다”라며 “보수는 결집하겠지만, 중도는 넘어가기 어렵기 때문에 다음 대선에서 유리하다고 볼 수 없어 저희로서는 내심 반갑다”라고 비꼬았다.

   
▲ 황교안 전 국무총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