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 KAI, 사장 기자간담회 개최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몇몇 협력업체 만으로는 군수공장에서 항공우주업체로 도약할 수 없다."

김조원 KAI 사장은 17일 공군회관에서 열린 사장 기자간담회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협력사가 220여개에서 330여개로 늘어났으며, 빠른 시일 내에 1100개로 늘어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사장은 "협력업체 증가는 항공우주산업이 가내수공업 수준에서 국가발전의 한 축으로 거듭나는 계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항공우주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지자체·산업계의 협력을 통한 새로운 상생모델 구축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취임 후 14개월간 여러가지 일이 있었으며, 그 중 마린온 사고는 애석한 일이었다"면서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 특히 유명을 달리하신 국군장병 및 부상장병께 사과드리며, 이를 영원히 기억하며 안전하고 안전한 비행기와 위성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수리온 결빙 문제로 납품이 중단되고 수사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많은 분들이 앞날에 대한 제안을 해주지 않았다면 지난해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웠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경쟁사들이 부정적인 소식을 각국 정부에 전달해 어려움이 발생하는 것을 보면서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 김조원 KAI 사장이 17일 공군회관에서 열린 사장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김 사장은 "특정인의 의사판단이 아닌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사장권한 축소를 진행하고 있다"며 "항공우주산업과 사회·업계·국민과의 소통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도 경주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는 '협력사가 늘어나는 것이 꼭 좋은 일인가'라는 질문에 "이 산업은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 거래를 트지 않은 업체는 들어오는 것조차 어렵다"면서 "이같은 현상의 완화 및 산업 생태계 확대 등을 위해 이를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지체상금에 대한 문제에는 "지체로 인한 문제가 생기기도 하지만 왜 지체가 되는지 근본원인을 따져봐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발주 물량이 꾸준하지 않고 볼륨도 적은 상황에서 과도한 경쟁구도가 형성돼 실제로 개발에 착수할 경우 계약기간을 맞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KAI 관계자는 지난 2009년부터 2017년까지 군수부문의 누계세전이익률이 -1.6%를 기록, 민수(13.5%) 및 수출(5.6%)와 대조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민수완제기 개발 완료 시점 관련 질문에는 "항공기는 공항 인프라에 따라 기종 및 규모가 결정된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지만, 2030년대 중반에는 자체 개발 항공기를 양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산업계 전반의 기술력이 높아져야 하기 때문에 기술개발 및 품질 향상 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대답했다.

김 사장은 미 공군훈련기 교체사업(APT)에서 고배를 마신 것에 대해서는 "(합작사인) 록히드마틴과 달리 보잉은 민수항공기도 제작하는 업체로, 이번 사업에 대해서도 접근하는 관점이 달라 저가에 입찰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 의무후송전용헬기/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이날 개인용 무인이동체(PAV)를 비롯한 신성장동력 강화 및 경쟁력 제고를 골자로 하는 로드맵과 부문별 추진전략 등으로 구성된 '항공우주산업 전략'도 발표했다.

우선 민수 기체구조물 분야 '슈퍼 티어1' 진입과 코리아 브랜드의 민수 완제기 개발 및 무인기 다양화 등을 통해 국가 항공우주산업을 오는 2030년 연 20조원 규모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표명했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육성정책의 한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군수중심의 사업구조도 재편할 필요가 있다면서 올해를 '생존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원년으로 삼고 경영시스템 고도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대 및 체질개선 등으로 내실경영의 토대를 만들 방침이라고 밝혔다.

완제기 수출의 경우 방산업계 특성상 수출가능국이 제한된 가운데 이들 국가의 국방예산 가변성 심화 외에도 수출금융 및 산업협력 등 과도한 패키지 요구 등으로 성과 창출이 쉽지 않고 군수부문도 KF-X 이후 후속사업이 부재, 민수사업 기반의 발전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성과로는 △한국형전투기(KF-X) 기본설계(PDR) 완료 및 상세설계(CDR) 단계 진입 △민수헬기(LCH) 시제 1호기 초도비행 성공 및 소형무장헬기(LAH) 시제 1호기 출고 △차세대 중형위성 2호 개발 협약 체결 △민항기 기체구조물 사업 확대 등이 꼽혔다.

또한 방산업계 최초 부패방지 경영시스템(ISO37001) 인증을 획득한 것과 항공 MRO 전문 자회사 설립 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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