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160명 내보내야…"인사 적체로 인한 불만 가능성 높아"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기획재정부 발로 활활 타오르던 금융감독원 공공기관 지정 불씨가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발언으로 조금 사그라든 분위기다.

홍 부총리가 금감원의 인력 구조조정을 지정 면제 조건으로 제시하며 금감원이 한숨을 돌린 것이다. 다만 여전히 간부 비율 감축 기간이 쟁점으로 남아있어 금감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보인다. 

   
▲ 금융감독원 전경/사진=미디어펜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재부는 오는 30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할지 결정한다.

홍 부총리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활력대책회의 이후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질문에 대해 “(3급 이상 간부 비율을) 35%까지는 맞춰야 국민적 공감대와 수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은 홍 부총리의 발언을 통해 실질적으로 유보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앞서 금감원은 기재부에 3급 이상 간부를 35%까지 감축하겠다고 보고한 바 있다. 다만 이 자구책은 10년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현재 민간기관으로 통하는 재취업길도 막힌 상황에 명예퇴직 제도도 없기 때문에 직원수를 급격하게 다이어트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기재부는 감축기간을 5년으로 줄이라고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른바 ‘역피라미드형’인 방만한 조직구조를 빠른 시일내로 개편하라는 것이다.

현재 금감원의 3급 이상 직원은 851명으로 전체 직원의 43% 수준이다. 기재부의 주문에 따르면 앞으로 5년간 약 160명을 내보내야한다. 

다만 일각에선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면 금감원은 현재 임원 감축이 아닌 충원이 필요해도 모자라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 소비자보호와 종합검사를 강화하려면 조직 강화가 이뤄져야하며, 핀테크 등 새로운 금융서비스의 대두로 전문성을 갖춘 인재 영입이 필수다.

뿐만아니라 지난해 대부업체와 밴사가 금감원의 감독기관으로 편입되면서 검사 기관이 추가로 200곳 이상 늘어나며 인력을 감축하는 것이 아닌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다.

그러나 우선 금감원은 공공기관 지정을 벗어나기 위해 인력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35% 감축이 5년 내 가능하냐는 질문에 “쉽지 않지만 필요조건이라면 방안을 찾아야할 것”이라며 “현재 실무진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기재부의 주문대로 인력 감축을 목표로 삼은 만큼 금감원 외부와 내부 목소리 사이 조율을 잘 이끌어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 지정을 막기 위해선 인력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금감원 내부에선 가뜩이나 인사정체가 심한 상황에서 상위직 비중까지 급격히 낮아진다면 정상적인 조직 운영이 힘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금감원의 인력 감축 이행 성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공공기관 지정 논란은 언제든 불거질 수 있는 사안”이라며 “다만 금감원 내부에선 인사 적체로 인해 불만이 높아질 가능성도 크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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