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작년 말 업계 처음으로 외화 발행어음 상품을 선보였던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NH투자증권 역시 외화발행어음 상품을 선보이며 두 회사의 경쟁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후발주자임에도 한투와의 신상품 시간차를 한 달로 줄인 NH가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시선이 모이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외화 발행어음 경쟁에 속도가 붙고있다. 작년 말 업계 처음으로 외화 발행어음 상품을 선보였던 한투에 이어 NH투자증권도 경쟁에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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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NH투자증권은 지난 29일부터 미국달러로 발행어음에 투자할 수 있는 외화 발행어음 상품을 내놨다. 외화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투자자로부터 조달한 외화 자금을 자산으로 운용하고 투자자에게 약정된 금리를 제공하는 외화 금융상품으로 기획됐다. NH투자증권에 앞서 외화 발행어음을 선보인 곳은 한투로, 작년 말 증권업계 최초로 외화 발행어음을 출시했다.
외화 발행어음 상품은 크게 수시물과 기간물로 분류된다. 한투와 NH투자증권의 상품을 놓고 보면, 수시입출입이 가능한 수시물은 약정수익률이 연 2.0%로 같다. 반면 기간물에서는 차이가 난다.
1년 만기물 역시 연 3.5%의 약정수익률로 동일하지만 NH투자증권은 짧은 기간물에, 한투는 장기물에 약정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NH투자증권은 투자기간 90일 이하까지 상품의 약정수익률이 한투에 비해 0.05~0.1% 가량 높고, 한투는 투자기간 90일 이상에서 364일까지 상품의 약정수익률이 연 3.15~3.3%로 NH투자증권에 비해 0.05% 가량 높게 책정됐다.
발행어음은 금융위원회로부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들에게만 허용된 업무다. 현재 시장에 진출해있는 곳은 한투와 NH투자증권 밖에 없다. 발행어음 잔액 규모면으로는 선두주자인 한투가 앞선 상태다.
한투는 2017년 말 당국의 인가를 받아 첫 초대형 투자은행(IB)사업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윽고 원화 표시 발행어음 출시로 시장을 선도했다. 업계에서는 작년 말 한투의 발행어음 잔액 규모가 4조원 내외일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비록 후발주자지만 작년 7월 발행어음 업무를 시작해 6개월간 약 1조 8000억원(작년말 기준)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한투와 NH투자증권은 올해 발행어음 잔액(누적) 규모 목표치를 각각 6조원, 4조원으로 잡고 있다.
최근엔 KB증권이 단기금융업 인가 재도전에 나선 만큼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투의 경우 금융감독원이 제재 심의를 진행하고 있어 업계 선두 자리가 위태로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감원은 한투의 발행어음과 관련해 불법대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 제재 여부 및 수위에 따라 충분히 업계 판도가 바뀔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발행어음 사업은 초대형IB 비즈니스의 핵심이기도 하다”고 전제하면서 “기업들이 자유롭게 경쟁하도록 지원하는 한편 보다 많은 초대형IB를 배출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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