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협상 5년 유예 지켜져야, 고비용저효율 개선 전기돼야
광주형일자리가 결국 태동하게 됐다.

숱한 우여곡절과 난항 협상백지화로 점철됐던 광주형 일자리는 산고 끝에 해산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광주시와 지역노조 현대자동차 등이 극적인 합의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광주시가 30일 노사민정협의회를 열어서 광주형일자리 쟁점을 마무리했다. 31일 문재인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시와 현대차가 투자협약식을 가졌다.

광주형일자리 출범으로 지역경제가 획기적으로 살아나는 계기를 마련했다. 자동차는 전후방연관산업효과가 가장 많다. 공장 가동에 들어가면 일자리 1만2000개가 새로 만들어진다. 지역 젊은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광주형일자리는 한국자동차산업에서 여러 가지로 시사하는 점이 많다. 평균초임 3500만원의 일자리라는 점이 주목된다. 현대차노조원 평균연봉은 9200만원이다. 현대차 생산직들은 일인당 생산성은 중국 미국공장근로자들에 비해 턱없이 낮은데도 연봉은 많이 받고 있다. 울산노조원 연봉은 충칭공장근로자에 비해 무려 9배나 많다. 

광주공장근로자임금은 울산노조원의 반값이하 수준이다. 고임금저생산성에 시달리는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인건비부담을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광주시와 현대차가 설립하는 합작법인은 빛그린산단안에 있는 62만8000㎡부지를 활용해 연산 10만대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생산할 예정이다.  

두 번째로 5년간 단체협상을 유예키로 한 점도 주목된다. 고액연봉을 받는 전투적 노조의 파업같은 노조리스크가 당분간 없게 됐다. 현대차노조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전투적인 투쟁집단이다. 생산라인을 볼모로 매년 강도 높은 파업을 매년 엄청난 생산차질과 매출감소등을 촉발했다.

   
▲ 광주형 반값연봉 자동차공장 프로젝트가 진통끝에 해산했다. 광주시와 지역노조가 최대쟁점이었던 단체협약을 5년간 유예하는 데 합의하면서 31일 최종협약식을 가졌다. 광주형공장은 노사상생의 새로운 모델이다. 국내자동차공장의 고비용저효율을 극복할 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차노조는 광주청년들에게 소중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광주형공장의 발목을 잡지 말아야 한다. 노조는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용섭 광주시장(왼쪽)이 30일 노사민정협의회의 현대차 협상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는 강성노조에 질려 외환위기이후 국내에 신증설을 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유럽 중동 중남미 동남아등지에 공장을 지었다. 현대차가 해외에 투자하는 만큼 양질의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갔다. 전투노조 강경노조가 국내 일자리감소를 부채질했다.

광주공장은 노사상생의 일자리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고비용저효율에 시달리는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현대차가 모처럼 노조에 시달리지 않는 국내공장을 짓기로 한 것은 주력제조업의 국내투자에 긍정적인 소식을 줄 것이다. 노사가 상생하는 공장을 짓는다면 기업들의 국내투자가 얼마든지 재개될 수 있다.

문제는 현대차노조가 즉각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노조는 그동안 광주형일자리에 강력한 반대투쟁을 벌였다. 노조는 총파업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광주형일자리가 임금을 하향평준화시킨다고 강변하고 있다. 임금인상을 위한 파업명분이 약해질 것을 우려한 이기적 속셈으로 보인다. 노조의 반대는 광주지역 청년들이 소중한 일자리를 갖게되는 것을 막는 것은 이기적인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려되는 것은 단체협상 유예방안을 놓고 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광주지역노조는 그동안 5년단협 유예를 완고하게 거부했다. 이번에 극적으로 노조가 이를 수용했지만, 해석상의 문제로 향후 불씨가 될 수 있다.  최종합의문의 부속조항에 단협유예는 노사협의회에서 추후 논의한다는 조항을 삽입했기 때문이다.

투자협약이후 노사협의과정에서 얼마든지 단협시행과 노조결성등을 둘러싸고 샅바싸움을 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민노총이 광주공장에 침투하면 다시금 파업공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 광주시와 지역노조는 현대차가 안심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갈등의 불씨를 제거해야 한다. 
 
광주형일자리는 철저하게 시장논리에 따라 설립되고 운영돼야 한다. 문재인정부와 광주가 정치논리로 현대차를 압박해 무리한 투자 및 생산을 하게 하는 것은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반값공장의 취지가 절대로 퇴색돼선 안된다. 세계의 모든 공장중에서 생산성은 높고 비용은 낮은 공장, 그래서 경쟁력이 가장 높은 공장으로 평가받아야 지속가능해진다.

현대차는 위기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판매부진과 환차손, 리콜 등의 3중고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토막났다. 중국공장은 가동률이 절반에 불과할 정도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도 호재가 별로 없다. 주력시장인 중국과 미국시장의 판매둔화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최저임급급등과 주52시간근로시간 단축으로 인건비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인건비만 올해 수천억원이 추가로 들어간다.

세계자동차업계는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미국 GM이 1만4000명을 조기에 해고했다. 테슬라도 3000명을 감원했다. 포드와 재규어랜드로버 닛산 등 일본 미국 영국자동차메이커들이 다가올 경기불황의 파고를 넘기위해 신속하게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현대차만 노조의 기득권과 강성투쟁에 밀려 구조조정의 한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광주형공장마저 출범하면 공급과잉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한다. 세계적인 수요감소속에 현대차만 자칫 과잉생산의 트랩에 빠질 수 있다.

광주형공장 출범은 전남광주지역 노사상생의 소중한 결실이다. 이것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위해선 근로자들의 생산성향상과 파업자제가 선결요건이다. 노사협력으로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공장으로 만들어봐라. 국내투자를 기피하는 현대차가 국내에 신증설하는 전기를 마련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문재인정부와 광주시, 지역노조는 광주형일자리공장이 성공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전투적인 노조가 침투해서 생산라인을 멈추게 하는 일이 빚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현대차도 철저한 시장논리로 접근해야 한다. 정권이 압박해서 마지못해 광주공장을 출범한다는 사후에 심각한경영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