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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나무다리서 후판값 논하는 철강-조선…"물러설 곳 없다"
철강 "톤당 5만원 인상하라"
조선 "원가경쟁력 낮아진다"
나광호 기자
2019-02-10 11:03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올 상반기 후판값을 둘러싼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협상이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의 철판으로, 주로 선박의 아랫면을 만드는데 쓰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협상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됐다.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을 비롯한 후판 제조사들은 톤당 5만원 인상을 요구하고 나선 반면, 조선사들은 동결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는 후판값이 지난해 상·하반기 협상을 통해 톤당 70달러 선으로 올랐으나, 원재료값 상승 및 후판부문 수익성 제고 등을 이유로 추가로 인상해야 한다고 피력하고 있다.


이날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82.05달러로, 올해 들어서만 12.9% 올랐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3월2일 79.13달러를 찍은 이후 66달러 선으로 내려앉았다가 10월과 11월 70달러를 상회했으나, 12월에 65달러 선으로 회귀한 이후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선박 아랫면 제조에 주로 쓰이는 후판(두께 6mm 이상의 철판)./사진=동국제강


지난 2008년 톤당 110만원 가량이었던 것에 비하면 63.6% 정도에 불과하며, 그간 조선업황 부진을 고려해 가격 상승 폭을 제한했으나, 조선사 수주실적이 개선되고 향후 전망도 밝다는 점도 언급했다. 실제로 포스코는 지난달 30일 '2018년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조선업 수주상황이 개선되고 시황회복 조짐이 있어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와 달리 보호무역으로 인한 수출 난항 및 전방산업 부진으로 철강부문 수익성을 제고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 것이 단호한 목소리를 내는 원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최정우 한국철강협회 회장은 지난달 10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19년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서 "한국산 제품을 대상으로 하는 해외수입규제 가운데 45%가 철강으로, 수출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맹우 자유한국당 의원도 "중국산 철강과 관련해 관세청에 유통이력 조사를 요청했다"며 "조선·자동차·건설 등 전방산업이 어려운 것을 비롯해 내우외환의 상황에 빠질 수 있어 업계와 정부 그리고 국회 모두가 함께 최선을 다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현대중공업 원유운반선./사진=현대중공업


반면 조선업계는 원가절감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선박 건조 비용의 20~25%를 차지하는 후판값이 높아지면 가격경쟁력이 낮아져 수주가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경영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대표들은 앞서 신년사에서 원가 경쟁력 확보를 강조한 바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며 기술력에서 중국 및 일본에 앞서 이에 따른 수혜를 입고 있으나, 다른 선종에서는 가격경쟁력 부족으로 수주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수주한 선박을 건조하기까지 시간이 걸려 급격한 원가 상승은 경영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으며, 원가상승폭이 선가상승폭을 상회하고 있어 실적개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도 조선사들이 중국 및 일본산 후판 수입카드를 꺼내들었으나, 철강사들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양측이 합의점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폐색전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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