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은 이번 시즌 페널티킥 상황과 관련해 유난히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한국 팬들 입장에서는 손흥민에게 이상하리만치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처럼 느껴진다.

손흥민은 10일 밤부터 1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사이 열린 레스터 시티와 2018-2019시즌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경기에서 풀타임을 뛰며 막판 쐐기골을 터뜨려 토트넘의 3-1 승리에 힘을 보탰다.

그런데 손흥민에게는 억울한 장면이 있었다. 전반 15분 레스터의 페널티 박스 안에서 손흥민이 해리 매과이어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페널티킥을 얻을 수 있는 상황. 그런데 마이클 올리버 주심은 페널티킥 선언은커녕, 손흥민에게 경고를 줬다. 손흥민이 '다이빙'을 했다며 할리우드 액션이라고 판정, 옐로카드를 꺼낸 것.

주심의 이 판정은 경기 후에도 많은 논란이 됐다. BBC, 스카이스포츠 등 영국 언론들은 매과이어의 접촉이 분명 있었다며 페널티킥을 줬어야 한다는 데 대부분 뜻을 모았다.

   
▲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SNS


포체티노 감독도 경기 후 "손흥민에게 왜 경고를 줬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주심의 판정에 강력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 경기 후반에 레스터가 얻어낸 페널티킥 상황과 비교하며 "믿을 수 없는 판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체티노 감독은 올리버 주심이 이전에도 손흥민에게 페널티킥을 주지 않았다며 편파 판정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토트넘-리버풀전에서 손흥민이 후반 교체 출전해 상대에게 반칙을 당한 상황에서도 페널티킥이 주어지지 않았고, 그 경기 주심 역시 올리버 심판이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손흥민은 지난해 12월 아스날전에서는 페널티킥을 얻어냈지만, 아스날 팬들이 '다이빙'을 했다며 비난의 화살을 집중적으로 쏜 적도 있다.

손흥민은 이날 경고까지 받은 후 매우 억울해 했다. 이런 상황이 이후 경기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처럼도 보였다. 후반에는 체력이 다소 떨어지며 최전방 공격수로서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했다. 2-0으로 앞서던 토트넘이 레스터에 한 골을 내줘 2-1로 추격을 당하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던 경기 막판. 후반 45분이 거의 끝나 추가시간으로 접어들 무렵, 토트넘이 레스터의 공격을 차단해 역습 기회를 잡았다. 

시소코가 내준 전진패스를 토트넘 진영에서 잡은 손흥민은 거침없는 질주를 시작했다. 동점골을 노리고 레스터가 라인을 토트넘 진영까지 끌어올린 가운데, 절묘하게 오프사이드를 피해 패스를 이어받은 손흥민 앞에 수비수는 없었다. 손흥민의 스프린트는 폭풍 수준이었다. 거의 60m를 돌파해 들어가 수비수 두 명이 따라붙기 직전 침착하고 정확한 슛을 날려 쐐기골을 작렬시켰다.

도둑맞은 것과 마찬가지인 페널티킥과 억울한 경고를 시원하게 날린 놀라운 골이었다. 지난해 11월 첼시전에서 50m 질주 후 터뜨린 골을 재연한 듯한 손흥민의 골에 토트넘 팬들은 열광에 빠졌다.  

이 골로 손흥민은 3경기 연속 골 행진을 이어가며 리그 11호 골(시즌 15호)로 쾌조의 골 감각을 과시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경고를 받았던 상황에 대해 "내 생각에 페널티킥이었다. 그(매과이어)가 나를 늦게 터치했고, 경고를 받아 매우 실망스럽고 놀랐다"고 황당한 판정에 당황했음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손흥민은 "심판 판정도 축구의 일부다. 실망스럽지만 받아들여야 한다"고 성숙한 면모를 보였다. 화끈한 골을 넣으며 팀 승리를 이끈 '스타'의 여유가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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