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그것이 알고싶다'가 부산 다방 여종업원 강도 살인사건을 추적한다.

16일 오후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최근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부산 다방 여종업원 강도 살인사건의 주요 용의자들을 다시 만나보고, 과학적 실험을 통해 오리무중으로 변한 사건의 진실을 알아본다. 

2002년 5월 31일 부산 강서경찰서 뒤편에서 마대자루에 싸인 시신이 물 위로 떠올랐다. 피해자는 흉복부에 집중된 17개의 자창을 포함해 전신 40여 곳이 찔려 사망했고, 곧 부산의 한 커피숍에서 일하던 종업원 채송희(가명) 씨로 밝혀졌다. 2002년 5월 21일 저녁, 송희(가명) 씨는 지인과의 전화통화를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해졌다가 참혹한 시신으로 발견된 것.


   
▲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공


이미 바닷속에서 부패가 진행돼 범인에 대한 흔적은 찾을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뜻밖의 장소에서 사건과 관련된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 그녀의 실종 바로 다음날인 22일 송희(가명) 씨가 일하던 커피숍에서 멀지 않은 은행에서 빨간색 야구모자를 눌러쓴 양 씨가 송희(가명) 씨의 명의로 된 예금통장에서 돈을 인출했던 것이다.

그로부터 20여일 뒤 송희(가명) 씨 행세를 하고 비밀번호를 잊어버렸다며 두 여자가 다른 은행에서 송희(가명) 씨의 명의로 된 적금통장에서 또다시 돈을 인출한다. 이상한 점은 이 곳에서도 두 여자들과 함께 양 씨가 있었다는 점이다. 이에 경찰은 송희(가명) 씨의 실종이 양 씨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확신하고 끈질긴 수사와 공개수배를 통한 제보 끝에 2017년 양 씨를 체포하기에 이른다. 

국민 참여재판으로 이뤄진 1심에서도, 2심에서도 양 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최근 대법원은 이 사건을 파기환송시켰다. 살인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고 은행에서 송희(가명) 씨 명의의 통장에서 돈을 찾은 남성이 양 씨라고 해서 송희(가명) 씨를 살해한 것으로까지는 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송희(가명) 씨가 실종된 날, 길에서 우연히 가방을 주워 돈을 인출했다고 주장하는 양 씨. 그는 정말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는 걸까. 그렇다면 이 사건의 진범은 따로 있다는 걸까? 끝날 것 같던 이 긴 미제사건의 끝은 어디일까.

양 씨는 송희(가명) 씨 실종 날 주운 가방의 수첩에 있는 송희(가명) 씨의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번호를 조합해 우연히 통장 비밀번호를 맞췄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그에게 주어졌던 정보를 바탕으로 비밀번호를 조합해낼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1, 2심에서 양 씨에게 유죄판결을 내렸던 근거 중에는 양 씨가 사건 당일 자신의 빨간 스포츠카에 물컹한 뭔가가 들어 있는 마대자루를 옮기는 걸 도와줬다는 동거녀의 진술이 있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는 그녀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았는데, 동거녀의 진술은 허위일까? 그렇다면 스포츠카에 남았다는 검붉은 자국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그것이 알고싶다'는 오늘(16일) 오후 11시 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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