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수급 지수 73.2…5년 11개월만에 최저치
'얼어붙은 매수심리→거래량 감소→집값 하락'이어져…거래절벽 장기화 가능성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정부의 9·13 부동산대책 여파로 서울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입주 물량 증가와 금리 인상 등 악재가 겹치면서 매수심리가 더 얼어붙는 모양새다.

   
▲ 사진은 항공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전경 /사진=미디어펜


1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수급 지수는 73.2로,지난 2013년 3월 11일 71.8를 기록한 이후 5년 11개월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2013년은 각종 규제와 글로벌 경제위기 등의 복합적 요인으로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됐던 때다. 

매매수급 지수는 한국감정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다. 

‘0’에 가까울수록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매수자 우위 상황임을 나타내고, ‘200’에 가까울수록 공급 대비 수요가 많은 매도자 우위 상황임을 의미한다. 수치가 100에 근접하면 수요와 공급 비중이 비슷하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9월 10일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16.3까지 오르며 매도자가 우위를 점했지만,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 발표를 기점으로 내리막을 탔다.

시장에서는 9·13 부동산 대책 이후 대출 규제와 세금 부담을 느낀 집주인이 급매물을 쏟아내고, 수요자들은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매수자 우위 현상이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얼어붙은 매수심리는 거래량 감소로 연결돼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 현상을 심화시킨다는 판단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량(신고 건수 기준)은 700건에 불과했다. 

일평균 거래량으로 환산하면 하루 38.8건이다. 서울시가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래 2월 거래량으론 가장 적은 수치이자,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1111건으로, 일평균 거래량도 396.8건에 달한다. 이달 초 설 연휴가 있었던 점을 감안해도 역대 2월 거래량과는 다소 큰 격차를 보이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거래절벽 현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통상 매수인들과 매도인들의 눈치싸움이 길어지면 집값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실제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집값은 0.07% 떨어졌다. 14주 연속 하락세이자 지난 2013년 이후 최장기간 하락세를 기록한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지역에서는 매매·전세가가 10주 연속 동반하락했다”면서 “여기에 최근 단독주택과 토지가격에 대한 표준공시가격이 발표하면서 보유세 상승 우려감이 커지면서 다주택자들의 매도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이어 “수요자들은 추가 하락 가능성을 기대하며 매입 시기를 뒤로 미루고 있는 만큼 거래 위축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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