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가 연초의 부진을 만회하고 다소 올랐지만 확실하게 상승세를 굳혔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가운데 시세조종 세력이 문자 메시지를 살포하는 등 활개를 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최근 연초의 부진을 털어내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약 1% 상승하며 2230선을 넘어섰다. 

   
▲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성급한 낙관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많다. 향후 전망을 낙관하기엔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들어 불거지고 있는 시세조종 시도에 대해서는 엄중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지난 19일 다수의 투자자들은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코스닥 상장사 오스템과 관련된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단기 7500원 예상, 중장기 1만 5000원 예상, 상장발표 이후 강력한 상승 예상, 매집 추천’ 등의 내용이다. 

여기서의 ‘상장발표’란 안마 의자 제조사 바디프랜드의 상장을 의미한다. 작년 안마 의자 제조사 바디프랜드가 오스템과 합작해 안마 의자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만큼 바디프랜드 상장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 문자메시지가 퍼진 지난 4거래일간 오스템 주가는 요동쳤다. 지난 14일 4195원이었던 주가는 15일 8.82% 오른 4565원으로 뛰었다. 장중 한때는 약 12%대의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8일까지 3거래일 만에 14% 올랐던 오스템은 19일 8.63% 급락하며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했다. 

   
▲ 지난주부터 살포된 오스템‧바디프랜드 관련 문자메시지 /사진=미디어펜


업계 한 관계자는 “시세조종 세력의 ‘연출’을 충분히 의심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짚으면서 “정작 바디프랜드는 작년 말 감리 이슈로 상장이 지연되면서 향후 전망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바디프랜드의 상장 예비심사 결과조차 낙관하지 못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오스템의 주가는 문자 메시지 하나로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번에 살포된 문자 메시지에는 정확한 추천 근거가 전혀 없었다”고 지적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연한 기대 심리로 매수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아 앞으로도 비슷한 방식의 문자 피싱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7년 주식 문자 피싱이 기승을 부리자 본격 모니터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실제로 작년에는 불공정 거래 의심 종목들을 선별해 검찰에 넘기기도 했다. 

금감원 측 관계자는 “SNS나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입수된 미확인 투자관련 정보를 합리적 근거 없이 임의 유포하는 것도 범죄 연루가 될 수 있다”면서 “해당 메시지들은 아무런 근거 없이 살포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뇌동투자는 물론 메시지 공유조차 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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