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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 일대 아파트 전경으로 기사 내용과는 무관. /사진=연합뉴스 제공 |
[미디어펜=최주영 기자]9·13 부동산대책 이후 5개월 연속 내리막 길을 걷던 서울 동작구 분양권 거래가 이달 급등했다. 입주를 앞둔 시점에 대출 규제로 잔금 납부가 어려운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방식) 물량이 대거 풀린 영향으로 보인다.
25일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분양권 거래량은 이날 기준 118건으로 지난달(68건) 대비 73% 증가했다. 이 중 동작구의 거래량은 74건을 차지했다. 지난달 4건 대비 70건 이상 급등하면서 서울의 전체 거래 수치를 끌어올렸다.
동작구에서 올해부터 내년까지 준공 전 분양권 상태로 거래 가능한 아파트는 사당 롯데캐슬골든포레(959가구) 정도다. 사당동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 단지는 지난해 7월11일 전매제한이 풀린 후 거래가 거의 없다가 지난달 분양권 20건이 거래됐고 이번주에도 3건 정도가 팔렸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하락 등으로 입주를 포기하려는 계약자들이 분양권 프리미엄을 낮춰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당수 계약자가 최근 강화된 대출 규제 때문에 제 때 잔금을 치르지 못해 급매물을 줄줄이 내놓는다는 것이다.
동작구는 또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흑석뉴타운 아크로리버하임(1073가구), 상도동에 위치한 e편한세상상도노빌리티(893가구) 등 2500여가구가 입주하며 전세 물량이 적체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입주한 아크로리버하임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0월 7억2000만~7억5000만원이었던 전셋값이 12월 6억~6억8000만원으로 손바뀜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이어지던 분양권 프리미엄도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8월 최고 3억8000만원~4억5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던 사당 롯데캐슬골든포레 전용면적 84㎡ 분양권 프리미엄은 이달 기준 2억8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사당동 인근 S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한달 전부터 프리미엄이 1억원 이상 내려가기 시작했다”며 “대출 문제로 계약금을 포기하고 급하게 분양권을 처분하는 사례가 꽤 있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입주권 프리미엄이 낮아지는 경우 일시적으로 매물 증가세가 관찰된다”며 “주택 시장 침체로 입주와 동시에 프리미엄이 내려가는 경향도 있어 그 전에 매물을 내놓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아파트값 하락이 지속될 경우 이 같은 분양권 급매물은 자주 관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분양권 시장에선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만 간간이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업계 한 전문가는 “부동산 침체기로 시장 전반의 회복을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전세가격 하락 등으로 입주를 앞둔 단지의 분양권 거래는 당분간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분양권 시장도 호가가 상승하면서 거래량이 다시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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