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하노이 영어와 한국어 가격 달라, 롯데호텔 양곤은 예약조차 안돼...공식 앱 호텔의 얼굴, 고객 불신만 키워, 양적인 성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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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사진=호텔롯데 |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롯데호텔은 성공적인 해외 진출로 로열티를 받는 호텔 체인으로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도 직접투자 방식을 넘어 위탁경영으로 해외사업 모델을 확산시켜 '아시아 톱3'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지난해 7월 롯데호텔이 '호텔왕국 롯데, 아시아 3대 호텔로 등극'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비전 내용 중 일부이다. '아시아 3대 호텔'이라는 기준이 뭔지 모르겠지만 내부적으로 객실 수 기준으로는 샹그릴라호텔과 만다린오리엔탈호텔 다음으로 롯데호텔이라고 보고 있는 듯하다. 현재 롯데호텔은 국내 19개, 해외 11개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고 객실 수로는 1만실 이상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샹그릴라와 만다린오리엔탈이 점하고 있는 럭셔리 호텔로서의 포지셔닝을 잘 안다면 단순히 객실수로 순위를 매기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알 수 있다. 4000여 객실을 운영하는 페닌슐라호텔이 전 세계 호텔 시장에서 점하고 있는 위치는 단순히 양적인 수치로 말하기 힘들다. 특히 롯데호텔의 애플리케이션(앱) 및 예약시스템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검토했다면 절대 '아시아 3대 호텔'이라는 말은 꺼내기 힘들 것이다.
얼마 전 베트남 출장을 계획하며 롯데호텔 공식 앱을 통해 롯데호텔 하노이를 예약하며, 롯데호텔의 민낯을 본 것 같아 매우 안타까웠다.
롯데호텔은 지난해 9월경 공식 홈페이지와 앱을 리뉴얼했다. '고객 맞춤형 기능이 대폭 추가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롯데호텔 측은 전했다.
하지만 실상 롯데호텔 앱을 통해 예약한 결과, 모순과 오류투성이였다.
먼저 롯데호텔 하노이를 같은 날 기준으로 한국어와 영어로 언어만 바꿨을 뿐인데도 가격이 다르게 나타났다. 영어로 했을 때 가격이 더 내려갔다. 한국어로 계속 예약을 진행했다면 더 높은 가격을 냈을 뻔했다. 한국인은 정말 호갱이라도 된다는 것인가. 한국호텔을 더 신뢰할 수 없다는 실망감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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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어 롯데호텔 앱에는 5월 11일 롯데호넬 하노이 최저 가격이 329만동으로 검색된다./사진=롯데호텔 애플리케이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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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롯데호텔 앱에는 5월 11일 롯데호넬 하노이 최저 가격이 263만2000동으로 검색된다./사진=롯데호텔 애플리케이션 |
롯데호텔 예약시스템의 오류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혹시 몰라 다른 지역 호텔인 롯데호텔 양곤을 검색해봤다. 이 호텔은 아예 예약조차 되지 않았다. 1~2개월 뒤 다른 날짜를 바꿔가며 예약을 시도했으나 '예약 가능한 객실 및 상품 조회 결과가 없습니다'라는 멘트만 떴다. 정말 롯데호텔양곤은 365일 만실이라도 된다는 것인가.
또한, 롯데시티호텔타슈켄트팰리스는 실시간 가격 조회나 예약이 되지 않았고, 롯데뉴욕팰리스, 일본의 롯데시티호텔긴시초는 전혀 다른 예약시스템으로 넘어갔다.
소비자 입장에서 매우 혼란스러웠고 공식 예약시스템을 전혀 신뢰할 수 없었다. 롯데호텔을 믿고 회원가입을 하고 신용카드 정보를 남기기조차 우려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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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호텔 앱에서 롯데호텔 양곤은 아예 예약조차 되지 않는다./사진=롯데호텔 애플리케이션 |
이외에도 롯데호텔 예약시스템의 오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메리어트와 힐튼, 하얏트 등 글로벌 호텔 체인들은 공식 앱 등 예약시스템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호텔의 얼굴이기도 하거니와 OTA(온라인 여행사)들과 플랫폼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호텔 체인들은 공식 예약시스템으로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완벽한 예약시스템 구축은 물론이거니와 체계적인 멤버십 제도와 가격 체계, 포인트 제도 등을 활성화하고 있다. 이런 체계를 구축했는데도 OTA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한 상황이다. 소비자들 역시 날로 스마트해지고 있다.
이런 치열한 경쟁 속에서 롯데호텔의 예약시스템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이런 예약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글로벌 호텔을 논하고 '아시아 톱3'라고 말하는 건 난센스다. 롯데호텔 측은 오는 8월경 공식 앱을 포함한 예약시스템을 전면 개편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8월 이전에 예약한 고객은 '실험용'이라는 뜻인가. 제대로 된 앱이나 예약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고객을 받는 게 우선 아닐까.
모바일 시대에 호텔의 공식 앱과 예약시스템은 호텔의 얼굴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또 거기에는 고객의 소중한 개인정보가 담겨있고 수많은 예약과 거래가 오가는 것이기 때문에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예약에서부터 고객이 불신하게 되면 호텔에 대한 불신도 커질 수밖에 없다. 오프라인 환대(hospitality)뿐 아니라 모바일을 통한 온라인 환대도 더욱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예약시스템이라면 차라리 글로벌 체인과 제휴를 하던, OTA와 제휴하는 게 더 낫다고 조언하고 싶다. 철저한 준비 없이 해외에 양적으로 진출하는 롯데호텔이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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