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말 교량완공 후 이동거리 단축…'론칭 갠츄리' 공법 효자
"리파스 대교 이어 특수교량분야 경쟁업체 대비 우위 점할 것"
   
▲ 전체 공사비가 약 2조원에 이르는 브루나이 역사상 가장 큰 교량 건설사업으로 꼽히는 대림산업의 템부롱대교 건설 현장./사진=대림산업 제공


[미디어펜=최주영 기자]대림산업이 시공하는 브루나이 최대 교량 ‘템부롱대교’ 건설이 순항 중이다. 대림산업은 현재 홀로 현지 시장을 지키면서 굵직한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대림산업은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대한민국의 기술력과 브루나이의 신뢰를 상징하는 템부롱대교 현장을 방문해 현지 직원들을 격려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다토 수하이미 브루나이 개발부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윤태섭 대림산업 토목사업본부장 외 템부롱대교 프로젝트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대림산업이 짓고 있는 템부롱 교량은 전체 공사비가 약 2조원에 이르는 브루나이 역사상 가장 큰 교량 건설사업이다. 동서로 분리된 현지 국토를 연결하는 해상 12㎞, 육상 10㎞의 교량으로, 4개 공구 중 핵심 구간인 해상교량 2개 공구를 대림산업이 6억 달러(7500억원)에 수주,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템부롱교량이 완공되면 무아라와 템부롱은 다리 하나로 연결된다. 바다 위를 지나는 30㎞의 고속도로를 차로 달려 고작 20분이면 템부롱까지 도달한다. 한 나라지만 사실상 두나라였던 브루나이가 다시 하나로 이어지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당초 불과 41개월만에 바다 위 13.65㎞의 도로를 포함해 총 연장 30㎞ 길이의 도로를 지어달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요구였다.

하지만 대림산업은 발주처의 무리한 요구에 가장 확실한 해법을 제시함으로서 공사를 따냈다. 바로 대림산업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개발한 '론칭 갠츄리(launching gantry)'를 활용한 새로운 공사 기법이다.  

기존의 장비가 800t짜리 상판을 하나씩 올리는 수준이었다면 대림의 장비는 최대 1700t까지 한꺼번에 2개씩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대림산업이 아이디어를 내고 직접 설계해서 유럽 건설기계 제작사에 의뢰해 탄생했다.

이 공사 방식은 기존 장비보다 능률이 4배 높아 공사기간이 절반으로 줄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상판 2개를 한 번에 들어서 교각위에 올리는 방식은 우리로서도 처음 시도하는 공법이었다"며 "발주처의 공사기한을 맞추기 위한 고민이 새로운 공사 기법을 탄생시켰다"고 말했다. 

   
▲ 브루나이 최초의 사장교이자 대림산업이 시공한 리파스 대교 모습. 주탑을 이슬람 사원을 상징하는 돔 모양으로 디자인하고 1층에는 이슬람 기도실을 만드는 등 현지화에 최적화했다 /사진=대림산업 제공


대림산업이 브루나이에서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행하는 배경에는 2017년 준공한 리파스대교가 있다. 리파스 대교는 브루나이 최초의 사장교로, 대림산업이 이슬람문화를 설계에 과감히 반영해 발주처 관계자로부터 호평을 얻은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157m의 주탑의 높이는 브루나이 국왕의 생일인 7월 15일의 영어식 표기인 '157'일 상징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주탑을 이슬람 사원을 상징하는 돔 모양으로 디자인하고 1층에는 이슬람 기도실을 만드는 등 현지화에 최적화했다고 덧붙였다.

대림산업은 그동안 해외 해상 특수교량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 왔다. 국내에서는 서해대교와 2260m 길이의 현수교는 이순신대교를 지었고 브루나이 최대 규모의 사장교인 순가이 브루나이 대교도 대림의 몫이었다. 이어 템부롱까지 수주하며 일감을 꾸준히 따내고 있다.  

대림산업은 앞으로도 교량에 대한 수주 전망은 밝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순가이대교에 이어 현재 공사 중인 브루나이 템부롱 교량도 차질없이 완공해 현지에서 확실한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윤태섭 대림산업 토목사업본부장은 "중국과 일본 등 해외 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해상특수교량 분야에서는 대한민국 건설사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