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과감하고 파격적인 행보가 눈길을 끈다.
기존 현대차그룹의 성격과는 다른 의사결정과 함께 다방면의 인적 쇄신 등의 행보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고전 중이던 중국시장 효율성 증대에 나섰고 글로벌 임원들을 젊게 변화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유연하게 대처 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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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차 |
또 기업 가치 증대를 위해 기존의 독자적인 경영을 하던 모습과 달리 소통을 강화해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중국시장에서 오래된 현대차와 기아차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전략실패에 따른 뒤늦은 판단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시점이 중국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최적의 가동중단 시기로 꼽고 있다.
더 이상 '사드'만 탓할 수 없는 상황에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에 나서야 하는 사명을 지닌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것. 그 첫 시작이 베이징 1공장 생산중단이고 기아차 역시 옌청 1공장 가동중단을 검토 중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중국시장에서 구조조정과 생산설비 축소를 단행한다면 올 상반기가 최적의 시기"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한 중국은 우리 노사환경과 상황이 다르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분석되고 있다. △인력 구조조정 △퇴직 위로금 △재취업 지원 프로그램 등이 상대적으로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최근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도 속속 공장 폐쇄와 설비 축소, 구조조정 등을 잇달아 추진 중이다. 일본 스즈키가 공장을 폐쇄했고, 포드 역시 2000여 명에 대해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전자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지 토종업계의 전방위 압박이 확대됐고 정부의 자국산업 보호 정책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현대차 1공장 역시 압박을 심하게 받았다. 도심에 자리한 탓에 갖가지 환경규제의 타깃이었다. 공장 문을 닫아야 한다면 지금이 적기라는 뜻이다.
때마침 공장부지 역시 2020년 초 임대 기간이 종료되기 때문에 재계약 대신 폐쇄 수순에 나서는 것도 괜찮은 판단이라는 의견도 나오며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결단력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올해 현대차의 중국 현지판매는 작년보다 개선될 전망이다. KB증권 분석에 따르면 베이징현대는 작년(약 79만 대)보다 6.3% 증가한 86만 대를 판매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2년 출하량(약 86만 대)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그 사이 설비가 크게 늘어 수익은 크게 하락했다. 현대차는 2012년 3공장을 세웠고 2016년 4공장(창저우), 2017년 5공장(충칭)을 추가했다.
급격한 설비증설로 당시에는 적절한 평가를 받았지만 중국시장의 변수가 발생을 하며 가동률이 하락했다. 결국 수익성 개선은 설비 축소로 인한 고정비 절감이 필수인 상황이다.
투자업계에서는 베이징 1공장이 5월부터 가동 중단을 시작하면 전체 가동률은 약 7% 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동률이 1% 포인트 올라갈 때마다 당기순익 2억1000위안, 우리 돈 약 360억 원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쥔 베이징현대의 지분 50%를 감안하면 올해 현대차의 세전이익은 예상보다 1250억 원 늘어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즉 과감한 결단력이 있었기에 이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중국시장에 큰 기대를 걸며 높은 의존도를 보였던 현대차그룹과는 다른 행보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중국시장의 포기보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새로운 패턴의 공략법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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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펀카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N브랜드 3번째 모델 i30N 패스트백 /사진=미디어펜 |
과거처럼 무조건적인 투자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 방식의 효율성을 생각한 전략을 펼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공장의 가동중단 이후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량과 함께 인기차급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위주로한 라인업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에서의 변화는 또 있다. 합리적인 가격설정의 제품을 내놓으며 국내외에서 많은 호평이 이어지는 차량들이 줄지어 나오고 있다. 앞서 정의선 부회장은 수석부회장으로 진급하기 전부터 브랜드 이미지 쇄신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당시 정 부회장의 노력의 산물이 바로 고성능 'N브랜드'였다. 모두가 현대차의 고성능에 큰 의미부여를 확실히 하지 못하고 미온적으로 연구개발만 진행되고 있던 상황에서 혁신적인 고성능 시장진출을 계획하고 글로벌 인재경영을 통해 핵심인사들을 영입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알버트 비어만 현대자동차 연구개발본부 본부장(사장)과 토마스 쉬미에 상품전략본부장(부사장)이였다. 이두 사람은 독일 브랜드 고성능 개발을 진행해온 핵심인물들이다.
이들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진정한 의미의 펀카로서 현대차를 자리매김하게 만든 중요한 인물들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성비위주의 가족형 차량브랜드인 현대차그룹을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중요한 브랜드로 회춘시킨 것이다.
이런 현대차의 고성능 N브랜드 모델들은 현재 글로벌 유수의 모터스포츠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고 N브랜드를 통해 새로운 고객층을 모집하는데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의 현대차그룹은 틀에 박혀 있는 모습에서 탈피해 자율복장으로 변화했고, 업무시간 활용역시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해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휘할 수 있도록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캐주얼복장으로 과장급 인사교육에 나와 직원들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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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 조감도. /사진=현대차그룹 |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최근 급속도로 속도가 붙은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 건립과 관련해서도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외부투자자를 모집하고 나선 것. 미래투자 계획에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3조원이 넘는 투자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연구개발(R&D) 자금 확보와 재무건전성 확대 차원을 넘어서 올해 재추진하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 때 외부투자자와의 협업으로 주주들의 반발을 줄이려는 움직임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는 현대차그룹 만으로 모든 문제해결 하는 방식보다 필요에 따라 외부 투자자와 GBC 공동개발을 통해 GBC 건립에 따른 투자 부담을 최소화하고, 그룹의 미래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되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독단적인 모습을 보였던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수장과 함께 유연한 사고방식으로 결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상황에 맞춰 보다 혁신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업계에서 높이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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