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19 한국 프로야구가 막을 올렸다.

23일 전국 5개 구장에서 일제히 KBO리그 개막전이 열린 가운데 두 투수에게 야구팬들의 관심이 많이 쏠렸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 SK 와이번스 김광현이었다. 이날 10개팀 10명의 선발투수 가운데 국내 선수는 이들 두 명뿐이었기 때문이다. 나머지 8개팀은 모두 외국인투수에게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겼다.

결과적으로 두 토종 에이스의 희비는 엇갈렸다. 김광현은 기대에 못미치는 피칭을 하고도 팀 승리로 웃을 수 있었고, 양현종은 제 몫을 해내고도 팀이 패배하고 타선 도움도 받지 못해 패전투수까지 떠안아 쓰린 속을 달래야 했다.  

   
▲ 사진=KIA 타이거즈, SK 와이번스


양현종은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5피안타 1실점했다. 썩 좋은 컨디션은 아니었고 최고구속도 146㎞로 아직 최상의 구위에 이르지 못했지만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 등을 두루 섞어 던지며 호투를 이어갔다.

1회초 선두타자 이형종에게 첫 안타를 맞고도 곧이어 오지환을 2루수쪽 병살타로 유도해내고, 2회초 2사 후 박용택에게 2루타를 내준 다음 양종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3회초 다시 선두타자 유강남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정주현을 유격수 앞 병살타로 처리하는 등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이 빛났다.

4회초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한 양현종은 5회초 실점했다. 선두타자 채은성에게 2루타를 맞은 것이 실점으로 연결됐다. 이후 2사까지는 잘 잡았지만 유강남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말았다. 이 실점이 유일한 실점이었고, 6회까지 막아낸 양현종은 선발 역할을 다 해낸 뒤 물러났다.

에이스가 역투를 해주는 동안 KIA 타선은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다. 1회말 무사 만루, 2회말 1사 2, 3루 등 경기 초반 절호의 득점 기회에서 한 점도 뽑아주지 못해 양현종의 어깨만 무겁게 했다.

결국 양현종은 0-1로 뒤진 상황에서 교체됐고, 이후 8회초 추가 실점이 나오면서 KIA는 홈 개막전을 0-2로 허무하게 패하고 말았다. 양현종은 패전투수가 됐다.

반면, 김광현은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해 역시 6이닝을 던지는 동안 8피안타(1피홈런) 3볼넷 7탈삼진 4실점으로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최고 구속은 152㎞까지 찍었으나 안타도 많이 맞고 제구도 예리하지 않았다. 

1회초부터 실점했다. 김광현은 선두타자 황재균에게 우전안타, 박경수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1, 2루로 몰려 출발이 불안했다. 강백호를 2루수 땅볼 처리하며 1사 2, 3루가 됐고 로하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투아웃까지는 잡아냈다. 그러나 고비를 넘지 못하고 유한준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2실점했다. 

김광현은 4회초에도 선두타자 오태곤을 안타로 출루시킨 데 이어 장성우에게 던진 초구를 두들겨맞아 우월 2점 홈런을 내줬다. 

6회초 수비 실책이 빌미가 돼 1사 만루의 추가 실점 위기에 몰렸을 때 황재균과 박경수를 잇따라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낸 것이 그나마 김광현다운 피칭이었다.

6이닝 4실점으로 만족할 만한 피칭을 하지 못했지만 김광현은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SK 타선이 1회말 한동민의 투런포 등으로 3점을 뽑아줬고, 4회말에도 노수광의 적시타로 한 점을 보태 김광현을 지원사격했다. 

김광현은 4-4 동점 상황에서 승패 없이 물러났다. 이후 7회말 로맥의 결승 투런홈런이 터져나왔고 8회말에도 한 점을 추가한 SK는 홈 개막전을 7-4 승리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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