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국내공장 적자전환 등 악재 첩첩, 노조 고통분담 생산성 향상 시급
생산정체가 심각한 현대자동차의 SUV 펠리세이드의 증산길이 열린 것은 만시지탄이다.

현대차노사가 최근 생산물량 증대에 합의한 것은 의미가 있다. 팰리세이드 생산대수는 4월부터 6240대에서 8640대로 40%가량 늘어난다. 주문 후 1년뒤에나 인도받게 되는 고객들의 분통과 불만을 감안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노조는 노동강도가 세진다면서 증산을 거부했다. 회사는 라인조정등을 통해 최대한 증산을 하려 했다. 노조는 이에 동의하지 않아 증산이 불가능했다. 현대차는 이미 노조가 지배하는 회사로 전락했다. 단체협약이 노조에 유리하게 돼 있다. 노조는 파업을 무기로 매년 회사를 압박했다. 노조 평균임금은 9500만원대로 독일 일본 미국경쟁사 근로자들보다 더 많다. 1인당 생산성은 턱없이 떨어진다.

울산공장 노조원들의 임금은 현대차가 합작 설립한 중국 충칭자동차 근로자에 비해선 무려 9배가량 많다. 울산공장 노조원 생산성은 물론 충칭근로자에 비해 낮다. 현대차는 이런 강성노조에 질려 국내투자를 중단하고 해외에서만 공장을 짓고 있다.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12월 선보였지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가격대비 성능이 높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주문이 몰렸다. 노조가 증산에 동의하지 안했다면 지금 주문해도 내년에나 탈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됐다. 노조가 이번 합의를 거울삼아 대결적인 노사관계를 청산하고 협력적인 노사관계로 만들어가야 한다. 노조가 여전히 파업을 무기로 고임금단체협상을 집착한다면 현대차 국내공장의 경영위기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현대차에 드리운 또하나의 암운은 국내공장이 지난해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창업 44년만에 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은 충격적이다. 올 것이 온 셈이다. 고임금과 노조의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 판매부진 악재가 한꺼번에 터졌다. 여기에 문재인정부의 지배구조 압박과 대주주경영권 제한움직임, 월가 투기자본들의 현대차 공격등이 지속되고 있다.

현대차로선 내우외환의 악재를 한꺼번에 만나 악전고투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의 건강악화에 따른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 과정도 중요한 변수다. 정회장이 경영권을 조속히 내려놓고 아들 정의선 부회장에게 물려줘야 한다. 명실상부한 정의선시대로의 경영권이양이 완전하게 이뤄져야 한다.

   
▲ 르노삼성 노조의 파업에 이어 한국GM노조마저 파업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국내공장이 44년만에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자동차산업의 추락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노조는 더이상 막가파파업과 고임금요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고통분담과 생산성향상에 협조해야 자동차산업의 추락을 막고 재도약의 기회를 살릴 수 있다. 문닫은 한국GM 군산공장. /미디어펜 자료사진

현대차뿐만 아나라 한국자동차산업 전반에 위기의 먹구름이 엄습하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노조는 수시로 고임금파업을 벌이고 있다. 지금도 르노삼성 부산공장 노조가 최장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르노삼성 공장은 노조의 비이성적인 고임금파업으로 르노그룹으로부터 소형SUV로그의 수탁물량이 대폭 줄었다. 올해부터 무려 40%나 줄였다.

수탁계약은 9월에 종료될 예정이다. 르노삼성은 생산량이 절반으로 뚝 추락할 예정이다. 1분기 생산량은 3만875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나 감소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생산급감으로 인한 매출감소와 수익추락이 불가피하다. 노조는 창사이래 최악의 경영위기에 눈을 감고 파업을 벌이고 있다. 르노본사에선 이런 막가파노조에 새파랗게 질렸다. 일감을 올해부터 더 이상 주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르노그룹은 한국만이 아니라 일본 스페인 등 전세계에 공장을 갖고 있다.

생산성이 좋고 임금이 낮은 곳에 일감을 더 줄 수밖에 없다. 한국 부산공장은 이미 임금이 턱없이 높은 공장으로 낙인찍혔다. 르노그룹은 부산공장에 대해 조만간 불량공장 딱지를 붙일 가능성이 높다. 본사에서 일감을 주지 않으면 부산공장은 생존위기에 몰리게 된다.

한국GM노조가 최근 들썩들썩하는 것도 불길하다. 다시금 파업을 벌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최근 중앙노동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조정이 실패하면 노조는 조만간 파업찬반투표를 벌여 쟁의권을 갖게 된다.

한국GM은 새로 설립하는 연구개발법인 연구원들과 사무직원들을 기존 생산직원들과 같은 단체협약을 해줄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새법인은 새 단체협약에 성과급 차별화, 정리해고 일방통보, 노조활동 사전계획서 제출 등을 담고 있다. 노조는 기존 단협을 유지하자고 맞서고 있다.

GM노조가 파업을 재개하면 한국GM의 경영위기는 한층 가속화한다. 적자를 거듭하던 군산공장 폐쇄에 이어 추가적인 구조조정가능성까지 높아지기 때문이다. GM본사는 최근 자율주행차와 전기차등 미래 환경차를 겨냥한 ‘카마겟돈’(자동차업체간 최후의 전쟁)에 대비해 대대적인 생산공장 폐쇄와 인력감축에 나서고 있다.

한국GM도 본사의 구조조정 리스트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파업까지 벌이면 그 위기는 가중될 뿐이다. 한국GM의 철수카드는 여전히 유효하다. 노조는 정신차려야 한다. 눈앞에 닥친 일자리파괴의 가능성을 우려해야 한다. 사측과 고통분담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데 주력하지 않으면 일자리는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다. 결코 나타나지 않을 것 같은 ‘검은 백조’는 반드시 나오게 된다.

대마불사의 신화가 사라진 것처럼 말이다. 외환위기 당시 은행들이 대거 문을 닫았다. 30대그룹 중 대우 쌍용 등 16개그룹이 공중분해됐다. 검은 백조는 반드시 재앙을 몰고온다. 자동차선에 닥치고 있는 불길한 전조는 검은 백조의 출현가능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완성차업계의 위기로 협력업체들의 잇단 부도와 공장폐쇄 감원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생산은 갈수록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생산량은 95만4908대로 외환위기이후 최저수준으로 추락했다. 자동차산업의 위기가 턱밑까지 차오른 셈이다. 그동안 숱한 파업과 고임금파티를 즐긴 노조의 탐욕이 그 후유증을 발하기 시작했다.

일본 독일 미국자동차공장 근로자들에 비해 높은 복리후생을 즐기면서 생산성은 떨어지는 국내 자동차노조원들도 이제 위기의 쓰나미에 직접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자동차노조는 위기의 실체를 직시해야 한다. 연산 400만대가 깨지면 자동차산업은 급격하게 무너진다. 일자리가 사라진다. 한국판 디트로이트재앙이 불어닥친다. 촛불정권, 문재인정권이 결코 노조원들의 일자리를 못지켜준다. 기득권노조가 문재인정권의 친노동정책에 취해 개혁을 거부하고 생산성증대에 동참하지 않으면 조만간 참혹한 대가를 치를 것이다.

자동차산업은 최대 일자리산업이다. 전후방연관산업 효과가 가장 크다. 자동차산업이 무너지면 제조업이 붕괴한다. 미국도 금융위기 때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자동차3사를 구제금융으로 살렸다. 국민세금으로 긴급자금을 줘서 회생시켰다. 자동차산업의 붕괴가 가져올 실업대란과 경제충격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자동차산업의 위기를 직시하고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이뤄지게 해야 한다. 노조는 고통분담과 생산성향상에 동참해야 한다. 고비용저효율구조를 깨야만 자동차산업은 추락을 면할 수 있다. 자동차산업이 재도약하는데는 노조의 탐욕 내려놓기가 최우선순위다. 시간이 없다. 카마겟돈에서 한국자동차산업이 살아남기위해선 노사대타협, 노조의 고통분담이 절실히 필요하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