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목적 고객 서비스 강조보다 경영 효율성 추구 위한 균형 감각 중요
   
▲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에서 사람은 고객 만족을 추구하는 문화예술 마케팅 믹스의 주요 요인이다. 합리적인 인사관리와 직원 교육을 바탕으로 서비스 품질을 높이면 자연스럽게 문화예술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에서는 작품의 출연진, 내부의 인적자원(직원과 경영진), 자원 봉사자, 고객들과 직접 접촉하는 직원들에게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훌륭한 교육 프로그램은 직원들의 능력을 극대화시킨다. 좋은 교육 훈련을 받은 직원들은 고객에게 감동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문화예술작품은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이루어지므로, 소비 과정에서 만나는 공연장 직원의 태도나 직원들과 고객들의 상호작용 여부에 따라 작품에 대한 관객의 만족도가 크게 달라지게 마련이다.

문화예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있어서 문화예술작품을 선택하는 안목도 중요하지만, 내부 직원들의 서비스 태도 역시 작품 못지않게 중요하다. 문화예술작품을 보러온 고객들이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직원들의 서비스에 대해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재방문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모든 서비스 분야에서 사람이 중요하듯, 문화예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사람(People, Personnel)의 역할과 태도가 중요하다. 문화예술작품을 서비스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관여하는 이들을 통틀어 '사람'이라고 한다. 서비스 마케팅 차원에서 보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이 최초의 내부 고객인 셈이다. 문화예술 마케팅을 담당하는 실무 직원도 내부 고객이니, 그들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내부 고객인 직원이 중요한 이유도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따라 서비스 품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넓은 의미에서의 사람은 문화예술 서비스 과정에 참여해 구체적인 역할을 맡은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직원은 물론 공연이나 전시에 참여하는 문화예술 소비자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들은 현재 고객, 잠재 고객, 내부의 인적자원, 자원 봉사자, 내부 직원들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전시관, 박물관, 음악회 같은 여러 공연에서 문화예술작품 자체가 관람의 만족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예술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안내하는 큐레이터(사람)의 의욕이나 업무 만족도가 낮다면 작품 전반에 대해 느끼는 고객들의 만족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내부 직원들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마케팅 활동 과정에서 주요 스텝과 직원들의 친절함, 작가와 출연진의 유명도, 호감도 같은 사람 요인이 티켓 구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사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내부 직원들은 문화예술작품에 대한 전문 지식을 숙지해 고객들에게 쉽게 전달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정보 전달 방법에 있어서 내부 직원들의 숙련도에 따라 고객들이 체감하는 감정의 온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작품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전달하는 내부 직원들의 숙련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를 이끌어가는 경영진이라면 공연이나 전시에 참여하는 소비자의 만족도가 어떠한지, 소속된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나 고객에 대한 서비스 품질이 어떠한지, 수시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가 발전하려면 우수한 인재를 선발해 그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절한 부서에 배치해야 한다. 업무 성과에 따라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고 내부 구성원이 업무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 하우스매니저 안전교육 장면. (2018) /사진=김병희 교수 제공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내부 직원인 사람의 사례로 공연장을 종합 관리하는 하우스매니저(house manager)를 들 수 있다. 공연장에 가면 입구에서부터 좌석에 앉기까지 안내해주는 공연 안내원을 포함해 공연장 곳곳에 위치한 직원들에게 업무 지시를 내리고 공연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관리하는 공연 관리의 책임자이가 하우스매니저다.

고객 서비스를 위해 생겨난 전문직인 하우스매니저는 무대를 제외한 공연 공간과 서비스에 대해 책임을 진다. 그들은 관객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관람하도록 공연장을 관리하며 진행 과정을 책임지는 지휘자이지만 관객의 눈에는 잘 띄지 않는다.

공연장 홍보, 시설물 관리, 안전 점검, 고객 서비스, 공연 진행 등이 하우스매니저의 주요 업무다. 공연을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 그들은 공연 일정, 공연 성격, 공연 내용, 홍보 메시지, 특이 사항, 출연자의 성향, 티켓 구매 고객의 특성을 미리미리 파악하고 공연 도중에 사고가 나지 않도록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차종혁, 2014). 수시로 안전교육도 받는다.

박물관의 학예사나 미술관의 큐레이터도 여러 전시를 기획한다. 기획전의 내용을 관람객에게 소개하고 직접 관람객을 만나기도 한다. 이런 사례에서 문화예술 마케팅의 8P 요인 중에서 사람에 관련되는 요인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할 수 있다.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서비스는 직원과 고객 사이의 대화와 상호작용을 거쳐 제공되고 완성된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은 그만큼 전문성이 있어야 하고 고객들에게 감동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마음 자세가 필요하다.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경영진 역시 지나치게 경영 효율성을 강조하며 직원들에게 맹목적으로 고객 서비스를 강조하기만 하면 곤란하다.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경영 효율성이 온전히 실현되려면 문화예술 서비스의 전문 인력이 제대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먼저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공성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경영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균형 감각이 중요하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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