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금융감독원이 증권사의 부동산금융 리스크 관리를 심층적으로 살펴보겠다는 내용의 ‘2019년 금융투자회사 중점검사 사항’을 지난 8일 발표하면서 업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사들이 몸집을 불려 단기적 성과 내기에 유리한 부동산 투자에만 매진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부 제기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금융투자회사들에 대한 중점검사 사항과 운영방향을 지난 8일 사전 예고했다. 발표된 내용은 올해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회사를 대상으로 부동산금융 리스크 관리와 발행어음 등 신규 업무 리스크 관리 체계의 적정성 등을 중점검사한다.

   
▲ 사진=미디어펜


중점검사의 취지는 각 회사들이 준법감시 및 자체감사 등을 통해 스스로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당국은 일단 채무보증·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부동산금융 리스크 관리 적정성과 부동산 신탁사의 위험관리 실태 및 내부통제 적정성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 볼 것이라고 밝혔다.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결합증권(ELS) 기초자산 쏠림 방지 실태와 발행어음 업무 등 신규 업무 리스크 관리 체계의 적정성도 조사 대상이다. 

금감원 측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금융, 파생결합증권 등 고위험·고수익 분야로의 쏠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짚으면서 “초대형 투자은행(IB)과 종합금융투자사의 신규업무 영위에 따른 신용위험 등 리스크 확대, 대형 증권사 간 합병에 따른 운영 리스크 증가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근 대형 증권사들이 부동산 금융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증자로 불린 자기자본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너무 많이 투입되는 건 본말전도’라는 비판도 나온다. 

분석주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작년 한 해 국내 증권사들의 PF 대출 신규 보증금액은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 회사채 발행금액은 여전히 전체의 1% 수준이다. 

단기간에 고수익을 내는 분야다 보니 회사 내에서도 부동산 금융을 키워주는 분위기다. 이는 증권사 직원들의 업무별 연봉 현황을 보면 드러난다. 작년 IB 분야에서 5억원 이상의 고액연봉을 타간 직원들의 70%는 부동산 금융 관련 업무 종사자로 드러났다.

올해 들어 부동산경기는 점차 둔화되고 있지만 증권사들의 ‘딜 경쟁’은 오히려 과열 추세를 나타내면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빌딩 투자에 나섰지만 총액 인수를 하고도 매각이 원활하지 못한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이번 금감원의 중점검사는 일련의 분위기를 의식한 가운데 나온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감원의 검사는 자칫 시장의 활력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증권사들이 새로운 수익모델(부동산 금융)에 지나치게 몰입해 시장질서가 교란될 경우 당국의 규제를 불러들이는 빌미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금감원은 올해 중 소비자보호 수준과 재무건전성, 내부통제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3곳 안팎의 금융회사에 대한 중점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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