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고3은 특기사항에 기재될 내용도 신경 써야...자발성, 지속성, 진정성이 키워드
[미디어펜=편집국]거인의어깨 김형일대표의 입시칼럼 ‘김형일의 입시컨설팅’에서는 올해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님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내용을 가지고 ‘2020학년도 입시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입시를 알기 쉽고 자세히 체크해 드립니다. 8회에 걸쳐 학교생활기록부 관리의 필요성과 각 세부 항목별 관리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수험생과 학부모님들의 올해 입시전략 설정에 많은 도움 되시길 바랍니다.<편집자주>

   
▲ 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 대표./사진=SOC글로벌 제공

지난 시간에 동아리활동이 반드시 전공과 연관된 활동일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 봉사도 마찬가지이다. 교과 학습과 학교생활로도 벅찰 수도 있는 시기에 왜 봉사활동을 창의적체험활동의 하나의 항목으로 넣었을지 근본적인 부분을 한번 생각해보자.

필자가 수험생들과 상담할 때 항상 이런 이야기를 하곤 한다. 연말연시만 되면 여기저기서 등장하는 ‘불우이웃돕기’가 얼마나 가식적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우리나라의 불우한 이웃들은 연말에만 불우한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요즘 방송 매체에서 보이는 이웃돕기는 매월 일정 금액이 정기적으로 기부되는 형태를 띤다.

봉사활동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창의적체험활동상황의 다른 항목과는 달리 봉사활동은 특기사항 아래에 ‘봉사활동실적’을 기재하게 되어있다.

   
▲ 학교생활기록부 7. 창의적체험활동상황에 따로 기재되는 봉사활동 실적./자료=SOC글로벌 제공

보다시피 학년별로 봉사활동을 한 일자 또는 기간이 기록된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평가를 담당하는 입학사정관은 지원자의 학생부 내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가운데 이 봉사활동실적 란도 보게 되는데 특히 일자 또는 기간을 눈여겨본다. 과연 이 지원자가 봉사를 ‘시간 날 때만’ 했는지 ‘꾸준하게’ 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상당수 학생들은 봉사활동에 부담을 느껴서, 내신 시험이 끝났을 때와 방학기간을 주로 활용한다. 평소에는 교과학습과 학교활동 때문에 시간을 따로 내기 어렵다는 ‘핑계’로 말이다. 이것은 정말 핑계라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봉사는 ‘내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 또는 어떤 곳’에 나의 시간과 노력과 정성을 올곧게 쏟아야 하는 것이다.

장소 또는 주관기관명에 기재되는 내용 중 앞부분에 (학교) 또는 (개인)이라고 기재되는 부분도 눈여겨보도록 하자. (학교)라고 기재되는 부분은 쉽게 말해서 학교에서 단체로 활동하는 부분이다. 이를 다시 말하면 ‘학교에서 하라고 시킨’ 활동이다. 반면 (개인)이라고 기재된 부분은 ‘내가 직접 알아보고 나서서 한’ 활동이다. 차이점을 알겠는가?

물론, 교외봉사가 교내봉사보다 무조건 평가에 유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 교내에서 활동한 봉사라 하더라도 학생에게 의미가 있고 타인을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고 배려하는 경험이 있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게 된다. 자발성과 지속성, 그리고 진정성이 핵심 키워드라 할 것이다.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에게서 ‘봉사는 학년별로 몇 시간 이상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참 많이 받는다. 물론 과거에는 봉사를 몇 백 시간씩 했고 그 실적으로 대학에 진학했던 시절도 있다. 하지만 현재의 입시체제에서는 그렇지 않다. 누적시간이 당락에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 적어도 지원자가 ‘진정성을 가지고’ 얼마나 꾸준하게 봉사활동을 했는지가 평가자 입장에서는 훨씬 중요하게 생각되어지는 부분이다. 내신 준비로 아무리 바쁜 시기라 하더라도 일주일에 한 시간 정도는 의미 있는 활동을 해 보도록 하자.

반드시 전공과 연관된 활동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갖지 말자.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꼭 교육봉사를 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봉사 그 자체의 진정성이 중요한 것이다. 오히려 봉사활동을 통해서 자신의 관심분야를 드러낼 수도 있고, 뜻밖의 자신의 장점이나 관심분야를 찾게 되는 경우도 있다.

지방의 일반고교를 다니던 K군은 영상제작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평소 소형 캠코더를 항상 가지고 다녔었다. K군은 노인들이 계시는 양로원에 봉사를 다녔고, 봉사활동을 하는 내내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영상을 촬영했다. 몇 년간 꾸준히 다녔던 기관이라 그 기관의 연간 일정과 커리큘럼을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일하시는 분들과도 가깝게 지냈고, 관계자들에게 매달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생신잔치를 해 드리자는 제안을 했고 그 잔치에서 자신이 평소 담아왔던 영상을 멋지게 편집해서 보여드려 기관 관계자들은 물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매우 기뻐하셨고 이런 내용들이 창의적 체험활동상황의 특기사항에도 기재되었고 자기소개서에서도 이런 과정을 충분히 표현해서 합격의 기쁨을 얻을 수 있었다.

봉사활동을 통해 단순하게 보람을 느끼는 것도 좋지만, 평소 관심분야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있었다면 단순한 보람 이상의 의미 있는 활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더 좋은 활동을 위해 해당 분야의 책을 찾아볼 수도 있을 것이며 봉사활동을 하며 경험하고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을 교과 수업 시간에 발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떠한 계기로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그 활동을 하며 깨닫게 되거나 배우고 느낀 점이 있는지, 활동을 하며 나 자신이 변화한 부분이 있는지, 앞으로 어떤 목표를 설정하게 되었는지 등을 잘 정리해서 선생님께 제출한다면 특기사항에 기재해주실 수 있을 것이며 자기소개서에서도 잘 풀어볼 수 있을 것이다. (주. 2015 개정교육과정이 적용되는 현 고1의 경우 창의적체험활동상황의 특기사항란은 기재되지 않는다.) 글/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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