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국내 증시 주요 지수들이 상승하며 회복세를 나타내자 주식거래활동 계좌 수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많은 숫자의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여전히 ‘매수’ 리포트만을 내고 있어 올바른 투자 조언이 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식거래활동 계좌 수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많아졌다. 지난 11일 기준 주식거래활동 계좌는 2789만 7854개로 2007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연합뉴스


주식거래활동 계좌는 예탁 자산이 10만원을 넘고 최근 6개월 내에 한 번이라도 주식 거래를 한 개인투자자들의 위탁매매 계좌를 의미한다. 작년 1월 2500만개 수준이었던 주식거래활동 계좌는 지난해 말 2700만개를 넘어섰고 올해 들어서만 78만 6781개가 늘어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로 눈을 돌린 결과로 분석된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11거래일 연속 동반 상승하며 ‘사상 최장기간 상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코스피는 이미 연중 최고치에 근접한 상태다.

많은 투자자들이 추가 상승의 희망을 가지고 증시에 진입하고 있어 적절한 투자 조언의 가치는 어느 때보다 커진 상태다. 그럼에도 국내 증권사들은 여전히 ‘매수’ 의견이 기재된 보고서만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들어 국내 증권사 중 투자의견 ‘매도’ 리포트를 낸 곳은 신영증권 하나뿐이었다. 신영증권은 지난 1월 9일 한진중공업에 대해 매도 의견을 냈는데, 그나마도 이는 작년 8월 7일 유안타증권의 휴켐스 리포트 이후 5개월 만에 처음 나온 매도 리포트였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7년 9월부터 조사분석보고서 제도개선방안을 시행하고 있지만 매도 리포트를 찾아보기 힘든 건 여전하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작년 10월 국내 증시가 급락세에 접어들었을 시점에도 국내 증권사 32곳은 무려 90.7%의 비율로 매수 의견 리포트를 냈다. 매도 리포트 비중은 0.1%에 불과했다.

매수 사인에 편중된 리포트 발표는 특히 국내 증권사에서 심하다. 외국계 증권사의 작년 한 해 매도 리포트 비중은 12.7%에 달해 국내 증권사보다 훨씬 높은 모습을 보였다. 갈수록 외국계 증권사들의 신뢰도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국내 증권사들이 상장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자에 불리한 보고서를 쓸 경우 비공식적으로 해당 기업에 출입 정지를 당하거나 주요 정보가 차단당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면서 “국내 증시 특유의 강압적인 분위기가 없어져야 진정으로 투자자들을 위한 리포트가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