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맨체스터 시티와 대접전을 벌인 끝에 극적으로 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손흥민이 2골을 넣으며 토트넘 4강행의 영웅이 됐다.

토트넘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3-4로 졌다. 그러나 앞선 10일 1차전 홈경기에서 1-0으로 이겼던 토트넘은 종합스코어 4-4로 비긴 가운데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의해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홈팀 맨시티는 스털링, 아구에로, 베르나르도 실바로 공격 삼각편대를 이루고 중원에는 다비드 실바, 귄도간, 데 브라위너를 배치했다. 포백은 멘디, 라포르트, 콤파니, 워커로 구성됐다. 골키퍼 장갑은 에데르송이 꼈다.

원정팀 토트넘은 손흥민과 루카스 모우라가 전방을 책임지고 에릭센이 2선에서 지원 사격했다. 알리, 완야마, 시소코가 중원에 포진했고 포백 수비에는 로즈, 베르통언, 알더베이럴트, 트리피어가 배치됐다. 골문은 요리스가 지켰다.

경기 초반부터 두 팀의 공방이 불꽃을 튀겼다. 맨시티가 경기 시작 4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냈다. 데 브라위너의 패스를 받은 스털링이 대각선 방향으로 멋진 슈팅을 날렸고, 요리스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막을 수 없었다.

   
▲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SNS


맨시티로 넘어갈 수 있었던 초반 흐름을 빨리 되돌려놓은 것이 손흥민의 연속골이었다.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빠져 공격의 기둥 역할을 해내야 했던 손흥민은 실제로 기둥이 됐다.

전반 7분 손흥민은 역습 도중 상대 수비 발 맞은 볼이 자기 쪽으로 오자 지체없이 슛을 날렸다. 워낙 슛 동작이 빨라 에데르송 골키퍼가 방향을 제대로 읽을 틈이 없었고, 넘어지며 다리를 갖다댔으나 골문 통과를 막지 못했다.

불과 3분 뒤, 손흥민이 역전까지 성공시켰다. 에릭센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감아차기로 날린 슛이 절묘하게 맨시티 골문 우측으로 날아가 꽂혔다.

토트넘이 손흥민의 맹활약으로 2-1로 앞선 것도 잠시. 불과 1분 뒤 베르나르도 실바가 아구에로의 패스를 골로 연결해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전반 20분에는 데 브라위너의 문전 크로스를 스털링이 가볍게 밀어넣어 3-2로 재역전했다.

경기 시작 20분 동안 5골이 폭풍처럼 몰아치더니 이후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다. 토트넘에는 전반 40분 시소코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페르난도 요렌테가 교체 투입되는 전력 변화도 있었다.

맨시티가 한 골 앞선 채 후반을 맞았지만, 원정 다득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골이 더 필요했다. 맨시티는 더욱 공세를 강화하며 경기를 주도했고, 토트넘은 손흥민을 중심으로 역습 기회를 노렸다.

후반 13분 맨시티의 아구에로가 질풍같이 우측을 돌파한 후 강력한 슈팅으로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맨시티의 4-2 리드. 이제 토트넘에게 골이 필요해졌다.

맨시티가 중원을 장악하면서 토트넘이 기회를 잡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후반 27분 코너킥 상황에서 요렌테가 온몸 슛으로 골을 뽑아냈다. 문전으로 날아온 볼을 향해 점프한 요렌테는 헤딩에는 실패했으나 공이 엉덩이쪽에 맞으며 그대로 맨시티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맨시티 측은 요렌테의 팔에 볼이 먼저 닿았다며 항의, 비디오판독(VAR)까지 한 끝에 골로 인정받았다.

스코어 4-3이 되며 다시 벼랑끝으로 몰린 쪽은 맨시티. 한 골을 위해 사력을 다한 맨시티는 추가시간 스털링의 골이 나왔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그렇게 경기는 마무리됐고, 손흥민 포함 토트넘 선수들은 구단 역사상 첫 4강 진출의 기쁨을 마음껏 누렸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손흥민이 후반 3분 수비에 적극 가담하다 옐로 카드를 받은 것. 경고가 누적된 손흥민은 아약스와 벌일 준결승 1차전에는 출전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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