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원전산업, 투트랙 아닌 '삼위일체'로 살려야
탈원전 지속시 밸류체인·수출전선 붕괴
원전건설·해체기술 등 '종합선물세트' 확보 필요
나광호 기자
2019-04-18 14:34

   
나광호 산업부 기자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탈원전 정책이 지속되는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가 원전해체산업 육성전략을 발표하면서 이를 둘러싸고 '폐차장 산업육성'이라는 원색적인 비난이 나오고 있다. 원전산업을 중흥시키기 위해서는 원전건설·수출촉진·해체기술 모두가 함께 가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국내에서 탈원전을 추진하는 동시에 해외 원전 수주를 통해 원전산업 밸류체인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견지하고 있으나, 2017년 탈원전 선언 이후 수출 실적이 전무하다.


탈원전 정책 추진 이후 원전산업의 국내 밸류체인 붕괴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국내 원전산업 기자재공급망은 2~3년 주기로 발주되는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맞춰져 있지만, 문재인 정부가 신규 원전 6기 건설을 백지화시키면서 관련 업체들의 경영난이 가속화 되고 있다.


업계는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수주에 성공한다고 해도 신고리 5·6호기 완공 이후 5~6년 가량의 공백이 생기는 데 이마저도 한전이 우선협상자에서 제외되고 사우디 원전 역시 경쟁력 약화로 미국에게 뒤쳐진 것으로 평가되는 등 '해외수주 빙하기'에 접어 들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원전 건설 중단에 따른 인력 수급 악화 및 기업 도산 등으로 기술력이 저하된 해외 사례가 국내에서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역시 원자력 관련 학과들이 학생들에게 외면받는 등 인력 충원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국내 친재생에너지 진영의 캐치프레이즈 등이 경쟁국들에게 반사이익을 주는 것도 원전 수출길을 좁아지게 만드는 요소다. 에너지전환을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에 대한 수요'라고 지칭하고 원전을 안전하지 못한 에너지원으로 폄하하는 이들의 주장을 경쟁국이 무기로 활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신고리 5·6호기 공사 현장/사진=연합뉴스


정부에서는 원전해체시장 육성을 통해 영역을 확대하고 충격을 완화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영구 정지 원전 166기 중 해체된 것은 19기에 불과하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는 2030년 원전해체 시장 규모를 500조원으로 추정하는 등 '블루오션'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해체시장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건설·운영 시장 대비 규모가 작고, 해체비용 대부분이 중저준위 폐기물 비용으로 잡히는 등 부가가치가 낮다는 것이다.


원전 1기를 해체하는 데 투입되는 비용은 7500억원 규모로, 건설 대비 5분의 1 수준이다. 사업기간도 시장 규모 차이의 한 축을 담당한다. 원전해체는 최장 10년 가량 진행되지만, 원전 운영은 60년 이상 가능하다.


국내 원전해체 기술이 경쟁국 대비 충분치 않은 것도 문제로 꼽힌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현재 국내 기술은 미국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원전산업에 대한 선호도가 반등하지 못할 경우 해체인력 모집 및 기술개발에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영구 정지 원전 중 해체된 비중이 11.5%에 머물고 있으며, 외국에서는 원전 영구 정지 이후에도 방사능 준위 저하를 위해 일정 기간 방치한다는 것도 해체시장 규모에 거품이 낀 것 아니냐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원전해체시장은 밸류체인 완성 및 수출영역 확대에 필요한 퍼즐이라는 점에서 육성의 필요성이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지금의 탈원전 정책이 폐기되지 않는다면 해체시장 육성은 커녕 지역경제 활성화 및 수출에 실패, 국내 원전산업의 고사가 '명약관화'하다는 점을 정부는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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