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LG·롯데·KIA가 나란히 마무리 투수의 이탈로 같은 고민에 빠졌다. '엘롯기'로 묶여 불리곤 하는 세 팀이 달갑잖은 일로 또 묘한 공통점을 보이며 동맹(?)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LG 트윈스 정찬헌, 롯데 자이언츠 손승락이 각각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보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KIA 타이거즈 김윤동이 등록 말소됐다.

이들 세 명은 모두 올 시즌 팀의 마무리를 맡고 있는 투수들이다. 엔트리에서 제외된 이유는 각각 다르다. 정찬헌은 고질인 허리 디스크 증상이 악화됐다. 손승락은 최근 부진한 피칭이 잇따라 구위 회복 차원에서 조정 기간을 갖게 됐다. 김윤동은 피칭 도중 어깨 근육 부상을 당했다.

   
▲ 1군 엔트리 제외된 LG 정찬헌, 롯데 손승락, KIA 김윤동. /사진=각 구단 제공


정찬헌은 이번 시즌 10경기 등판해 1승 6세이브 평균자책점 0.96으로 빼어난 피칭을 하며 LG 뒷문을 든든히 지켜왔다. 9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이다 지난 20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⅓이닝 2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처음 점수를 내주며 불안한 모습이었다. 허리 상태가 좋지 않았고 결국 다음날 엔트리에서 빠졌다.

4차례나 세이브왕에 올랐던 베테랑 손승락은 이번 시즌 구위가 많이 떨어진 모습이다. 12경기 등판해 1승 4세이브를 기록했는데 블론세이브가 3차례나 되고 평균자책점은 8.49로 마무리로서 민망한 수준이다. 특히 최근 등판한 두 경기 18일 KIA전(⅓이닝 5실점), 20일 kt 위즈전(⅔이닝 3실점)에서 잇따라 무너져 고개를 떨궜다. 

김윤동은 KIA의 새 마무리투수로 적응해가던 중이었다. 올 시즌 11경기 등판해 1승 2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6.55로 썩 좋은 활약은 못했지만 그래도 경기 후반 리드를 지켜야 할 때면 마운드에 올라 뒷문지기 역할을 해왔다. 지난 18일 롯데전에 구원 등판했다가 피칭 도중 갑작스럽게 어깨를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했는데, 어깨 근육(대흉근) 부상 진단을 받아 상당 기간 공백이 예상된다.

나란히 마무리 투수 이탈 사태를 맞은 엘롯기. 현재 팀 사정은 차이가 있다. LG는 14승 11패로 공동3위에 랭크돼 상위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는 11승 14패로 공동 6위인데 승률 5할 회복과 상위권 진입을 못하고 있다. KIA가 가장 딱한 상황인데 최근 6연패 수렁에 빠지며 꼴찌(8승 1무 15패)로 추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불펜 상황 역시 세 팀은 제각각이다. LG는 고우석, 신정락, 정우영 등으로 정찬헌의 공백을 메우며 뒷문 단속을 하게 된다. 21일 키움전의 경우 4-3으로 앞서던 8회를 정우영이 막고, 5-3으로 2점 차가 된 9회는 고우석이 마무리해 세이브를 올리며 불안감을 덜어줬다.

롯데는 손승락이 구위를 회복해 돌아올 때까지 구승민, 고효준, 오현택 등으로 버텨야 한다. 이들의 피칭에 기복이 있어 누구 한 명에게 마무리를 맡기기가 힘든 고민이 있다.

김윤동이 빠진 KIA는 필승조로 활약해온 하준영, 문경찬에게 기대를 걸어야 하지만 경험 부족이 걸림돌이다. 베테랑 김세현을 19일 1군으로 불러 올렸지만 21일 두산전에서 ⅔이닝 2실점하며 믿음을 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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