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어성 추정 석축도 발견…자연문화재 조사 진행 중
   
▲ 화살머리고지 현무암 석렬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비무장지대(DMZ) 내 한국전쟁 유해 발굴지역인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에서 현무암으로 쌓은 성벽으로 추정되는 시설인 석렬(石列)과 조선시대 도자기 조각이 나왔다.

문화재청은 지난 16∼18일 화살머리고지에서 진행한 조사를 통해 잔존 길이 약 20m인 현무암 석렬을 확인하고, 유물 10여 점을 수습했다고 23일 밝혔다.

조은경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현무암 석렬은 3∼5단으로 쌓았는데, 지뢰가 있을 가능성이 있어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며 "2008년에 발행한 보고서에는 없는 유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주변에서 15세기 무렵 만든 것으로 보이는 분청사기 계열 대접 조각 1점과 고려시대 혹은 조선시대에 만든 도기 조각들, 소토(燒土·구운 흙)가 발견됐다.

분청사기 조각은 굽 측면이 대나무 마디와 유사한데, 굽 바닥에서는 도자기를 구울 때 사용한 모래가 붙어 있었으며, 태토(胎土·바탕흙)는 정선하지 않은 회백색인 것으로 조사됐다.

도기는 손잡이가 사라진 연질 도기와 경질 도기로, 대부분 물레로 만든 것이고, 물로 손질한 흔적이 남아있다.

조 연구관은 유물 수습 지역에 대해 "근대 지도를 보면 마을이나 민가가 있었던 것 같은데, 유물 제작 시기가 조선시대 전후여서 현무암 석렬의 축조 시기와 용도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또 화살머리고지를 둘러싼 역곡천 건너편 약 600m 지점에서 태봉국 철원성 방어시설의 일부로 알려진 중어성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현무암 석축(石築)을 확인했다.

자연문화재 조사 결과에 따르면 편암과 운모편암 등 변성암류가 널리 분포하고, 역곡천과 땅 경계 주변 지질은 현무암이었으며, 숲에는 신갈나무와 갈참나무가 많고, 중부 이북의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수목도 있었다.

고라니 같은 포유동물의 서식 흔적과 박새 등 조류 흔적도 나타났다.

조사단은 "역곡천에는 수달이 살 가능성이 커서 장기 조사가 필요하다"며 "용암 분리구조 현무암은 국방부와 반출을 협의하고, 채집한 암석 조각을 분석해 지질분포도를 작성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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