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4.27 판문점선언 1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정부가 단독으로 개최하면서 북한에 참가 요청도 하지 않은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북측의 참가 가능성에 대해 “지켜보자”고 말해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판문점선언 기념행사에 북측을 초청할 계획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전날인 월요일에 북측에 행사 개최 사실을 통지했다”며 “그 내용에 초청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측에 대해 참가 요청을 하지 못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도 “행사 기획 단계에서부터 이번 행사는 남북관계 상황과 한반도 정세를 보면서 기획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초청은 안했지만 북측이 참가할 가능성’에 대해 “일반적으로 가능성은 높지 않게 볼 수도 있겠지만 가능성이 없겠다고 언급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북측 참가를 독려하실 계획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특별한 계획은 일단 없다”면서도 “지금 이미 개최 사실을 통보했으니 지켜보시죠”라고 말했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판문점선언 기념행사는 3월부터 준비해왔다“며 ”주제가 '먼길, 멀지만 반드시 가야할 길‘이다. 여러 상황을 반영해서 정말 쉽지 않은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온 국민과 전 세계가 함께 의지를 갖고 나아가자는 취지에서 기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북한에 초청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면서도 행사 개최 사실은 통보했으니 북한의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정부의 답변에도 불구하고 현재 북한의 사정을 볼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물론 북측 대표단의 참석은 물리적으로도 어려워보인다.

특히 김 위원장은 24∼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북러 정상회담에 참석한다. 26일에도 김 위원장은 현지에서 추가 일정을 소화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북한의 주요인사들도 정상회담 준비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까지 북측 인사의 깜짝 참석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통일부는 오는 27일 오후7시부터 경기 파주시 판문점에서 ‘판문점선언 1주년을 기념하는 평화퍼포먼스’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먼 길’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번 행사에는 한국·미국·일본·중국 등 4개국 예술가들이 참여한다. 행사 당일은 판문점선언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손을 잡고 걸었던 군사분계선(MDL)을 비롯해 도보다리 등 판문점 안 5곳에 특별무대 공간을 마련해 연주와 미술작품 전시, 영상 상영 등이 진행된다. 

이날 행사에는 주한 외교사절과 문화·예술·체육계와 정부·국회 인사들과 유엔사·군사정전위 관계자와 일반 국민 등 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행사는 50분간 생중계된다.

   
▲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차 남북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판문점에서 만나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MDL)을 잠시 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